[뉴스펭귄 이한 기자] 경북 포항에 ‘아열대 작물연구소’가 생길 예정이다. 달라진 날씨 경향에 따라 국내 농업현장이 아열대로 전환할 것이라는 시선에서다. 경북은 국내 사과와 복숭아, 포도 등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는 대표적인 온대 과수 생산지역인데 기후변화에 따른 과수 품질 저하 우려가 지속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경상북도가 기후변화에 대응해 포항에 아열대 작물연구소 설립을 추진한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경상북도가 기후변화에 대응해 포항에 아열대 작물연구소 설립을 추진한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경상북도가 기후변화에 대응해 포항에 아열대 작물연구소 설립을 추진한다. 이철우 도지사가 내세웠던 ‘기후변화 대응 아열대작물연구소’ 공약에 따른 행보다. 경북도는 아열대작물연구소 설립을 위해 도내 22개 시군을 대상으로 대상지 평가용역을 실시하고 포항시를 아열대작목연구소 설립 최적지로 최종 선정했다.

포항시는 저온기 평균기온, 아열대기후 진입도, 미래 기온변화 예측전망, 관련 인프라 구축 및 추진 의지 등에서 최적지로 평가됐다. 경북도는 기후적합성, 연구기반 충실성, 지자체 추진의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경북도는 포항시와 공동으로 토지, 건축 등 중장기 예산확보 계획 수립을 위한 행정절차를 준비하고 본격적인 사업 착수를 진행할 계획이다.

경북은 전국 사과 생산량의 60%, 포도 생산량의 56%, 복숭아 생산량의 50%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온대과수 생산 지역이지만, 최근 연속되는 폭염과 늦더위 등 기후변화로 기존 과수의 품질 저하 우려가 지속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도는 갈수록 심화하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새로운 농가 소득작물로 육성하기 위한 경북 아열대작물 육성 5개년 종합계획 수립, 경상북도 아열대농업 육성 및 지원 조례 제정, 아열대연구팀 신설 등 기반 조성과 연구 기능 강화, 농가 교육 등 현장 기술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열대작물연구소는 기후변화에 따른 아열대화라는 시대적 과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동해안지역에 최초로 설립되는 농업연구기관으로 동해안지역의 농업 발전, 관광특산물 개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경북도는 밝혔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30년 후 농업 현장은 아열대기후로 인해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이제 기후변화에 따른 아열대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자체 최초 아열대작물연구소 설립을 통해 경상북도가 2025년 과수산업 1번지로 명성을 날렸다면, 2070년 아열대산업 1번지로 명성을 이어갈 수 있도록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산림청이 발표한 기후변화 시나리오 별 우리나라 특산식물의 종다양성 분포 변화 자료. (자료 산림청, 본지 DB)/뉴스펭귄
지난해 11월, 산림청이 발표한 기후변화 시나리오 별 우리나라 특산식물의 종다양성 분포 변화 자료. (자료 산림청, 본지 DB)/뉴스펭귄

기후위기와 지구가열화 속 달라지는 땅·산·바다 작물지도

한편, 기후위기와 지구가열화 흐름 속에 실제 국내 작물 재배지도가 크게 달라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우리나라 최북단 강원 고성지역에서 키위 재배도 늘고 있다. 키위는 과거 제주도나 남부지방에서 주로 키웠지만 달라진 날씨 탓에 재배지역이 북상 중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산림청 국립수목원이 “기후변화로 동해와 남해 연안 산림생태계에서 특산식물 다양성 감소가 예측된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에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산림청 발표에 따르면, 다수의 특산식물이 고지대와 북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컸고 이러한 이동의 결과로 동해 연안과 남해 연안에서는 특산식물의 다양성이 감소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땅 위에서의 농작물 지도만 달라지는 게 아니다. 바다생물들의 서식지 지도도 바뀌는 추다. 온도에 민감한 해양생물들이 더위를 피해 더 시원한 고위도 지역으로 이주하면서 기존의 해산물 먹거리가 변화하고 인간의 해양 교통지와 해양생물의 서식지가 겹치면서 충돌 사고가 일어나는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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