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이수연 기자] 멸종위기에 처한 폴리네시아바다제비가 100년 만에 프랑스령 카마카섬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폴리네시아조류협회 등 3개 단체로 이뤄진 보존팀은 2022년부터 이 희귀한 새를 다시 섬으로 불러오기 위해 장비를 설치한 지 3주 만에 새가 찾아왔다고 지난달 14일 발표했다.
이 바다제비는 카마카섬에 침입종 쥐가 살기 시작한 1922년 이후 지난 100년간 모습을 감춘 것으로 알려진다.
보존팀은 먼저 드론으로 섬 전역에 600회 이상 살충제를 뿌려 쥐 퇴치에 나섰다. 보존팀에 따르면 육지 조류나 작은 포유류가 거의 없어 다른 생물에 살충제 피해를 주지 않고 성공적으로 쥐를 박멸했다.
쥐가 사라진 것을 확인한 보존팀은 폴리네시아바다제비를 유인하는 데 집중했다.
폴리네시아바다제비가 번식하고 있는 인근 마누이섬에 찾아가 새의 울음소리를 녹음했다. 이어 번식기인 3월에는 땅에 굴을 파서 둥지를 만드는 바다제비의 특성을 반영해 두 개의 인공둥지를 조성하고, 둥지 안에 스피커를 설치했다.
그러자 4월의 어느 날 폴리네시아바다제비가 섬에 찾아와 인공둥지 앞을 서성였고, 6월부터는 인공둥지에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새들은 특히 스피커에 관심을 보였다.
현재 이 바다제비가 카마카섬에서 번식한 흔적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2022년 이후 번식기마다 비교적 규칙적으로 찾아온다는 점에서 번식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보존팀은 내다봤다.
Island Conversation 보존팀장 코랄 울프는 "얼마나 많은 개체가 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얼마나 자주 왔는지는 카메라로 파악할 수 있다"며 "세계적으로 개체수 회복이 필요한 이 새가 또 하나의 안전한 번식처를 확보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수면 상승과 플라스틱 오염, 침입종 피해로 개체수가 급감한 폴리네시아바다제비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위기(EN, Endangered)'종이다. 현재 야생에 최소 250마리가 남은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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