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우다영 기자] 제주도 김녕굴에서 황금박쥐(붉은박쥐)가 7년 만에 나타났다.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이 박쥐의 등장은 귀하고, 기특한 소식으로 전해져 왔다. 서식지 요구조건이 까다로워 국내에서 보기 드물고, 특히 겨울잠에서 깨어날 때 부상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제주도 김녕굴에서 황금박쥐(붉은박쥐)가 7년 만에 나타났다. (사진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 제공)/뉴스펭귄
제주도 김녕굴에서 황금박쥐(붉은박쥐)가 7년 만에 나타났다. (사진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 제공)/뉴스펭귄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는 10월 모니터링 중 김녕굴에서 겨울잠을 자는 붉은박쥐 한 마리를 확인했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2017년 이후 첫 관찰 사례다.

붉은박쥐는 국내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이며, 국가유산청 지정 천연기념물이다. 몸길이는 4~6cm로 작고, 진한 주황색 몸통을 가져 '황금박쥐'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서식지 요구조건이 까다롭기로 알려진 붉은박쥐는 국립생태원에 따르면 충청도, 전라도, 경상북도 북부 지역, 제주도에서 약 500개체가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산림파괴와 동굴 입구 폐쇄 등으로 겨울잠을 잘 장소가 부족해 멸종 위기에 놓여있다.

제주 세계유산본부는 "(김녕굴이 있는)거문오름 용암동굴계는 연중 일정한 온도와 높은 습도를 유지해 박쥐가 동면하기에 적합한 장소"라고 설명했다.

이번 붉은박쥐 출현이 귀한 만큼 과거 폐사 사건과 올해 여름 발견된 소식 또한 주목이 컸다.

2021년 무등산국립공원에서 탈진 상태로 구조된 붉은박쥐 한 마리가 끝내 폐사했다. 국립생태원에 따르면 붉은박쥐는 겨울잠을 자는 동안 번식 준비를 하는데, 대사 효율을 위해 생리적 기능이 멈춘다. 이때 부상 위험이 제일 커, 당시 폐사 원인으로 추정되기도 했다.

지난 8월에는 인천 연평도 해상에서 붉은박쥐가 보였다. 바다 위 500t급 국가어업지도선 조타실 창틀에 매달린 채로 발견됐으나, 강한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떨어졌다. 연합뉴스 등 국내 언론에 인용된 제보자 발언에 따르면 떨어진 황금박쥐가 금방 사라져 다시 날아간 것으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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