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기사는 야생동물 구조단체 NWR 공식 SNS와 BBC 등에 보도된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비버 '니비'의 이야기입니다.

법정 드라마 주인공이 돼버린 비버 '니비' (사진 NWR 공식 인스타그램)/뉴스펭귄
법정 드라마 주인공이 돼버린 비버 '니비' (사진 NWR 공식 인스타그램)/뉴스펭귄

[뉴스펭귄 우다영 기자] 뉴잉글랜드 인기스타 비버 ‘니비’를 보호하기 위한 대중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법정 공방이 오갔다. 야생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야생동물국 입장과 아직 돌아갈 준비가 되지 않아 위험하다는 구조단체 및 대중들의 입장이 엇갈려서였다.

사람이 유일한 친구라서

2022년 구조된 니비 (사진 NWR 공식 인스타그램)/뉴스펭귄
2022년 구조된 니비 (사진 NWR 공식 인스타그램)/뉴스펭귄

2022년 폭우가 내린 다음 날이었다. 생후 일주일, 체중은 450g. 갓 태어난 새끼 비버(니비)가 도로변에 혼자 있었다. 야생동물 구조단체 뉴하우스(Newhouse Wildlife Rescue 이하 NWR)는 새끼 비버를 구조해 가족을 찾아주려 했지만 여러차례 실패했다.

“야생에서 부모와 함께 지내는 기간인 2년 동안 우리 구조센터에서 머물 예정입니다”

비버는 무리 생활을 한다. 야생에서 생후 2년까지 부모에게 사냥, 집짓기 등 생존 방법을 배운 뒤 짝을 찾아 독립한다. 니비에게 가족은 어쩌면 상봉보다 더 중요한 생존 문제였다. 친구라도 있어야 할 텐데, 뉴잉글랜드에는 니비처럼 고아가 된 비버가 없었다. 니비가 마음을 열 수 있는 존재는 자신을 돌봐주는 사람뿐이었다.

니비가 마음을 열 수 있는 존재는 자신을 돌봐주는 사람뿐이었다. (사진 NWR 공식 인스타그램)/뉴스펭귄
니비가 마음을 열 수 있는 존재는 자신을 돌봐주는 사람뿐이었다. (사진 NWR 공식 인스타그램)/뉴스펭귄

그렇게 사람과 가까워진 덕에 니비는 인기스타가 됐지만, 야생으로 돌아갈 준비는 점점 더뎌졌다.

"아직 준비 안 됐다구요"

나뭇가지로 댐 만들고 기분이 좋아진 니비 (사진 NWR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뉴스펭귄
나뭇가지로 댐 만들고 기분이 좋아진 니비 (사진 NWR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뉴스펭귄

2년 뒤, 매사추세츠 어업 및 야생동물국(MassWildlife)은 니비가 건강하다는 이유로 야생 방사를 통보했다. NWR은 아직 야생으로 돌아갈 수 없다며 금지 명령을 신청했고, 니비는 비버 최초로 법정 공방 주인공이 됐다.

니비를 지키려는 대중들은 온라인 청원으로 NWR과 함께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청원 인원은 약 2만9천명에 달했고, 결국 주지사가 개입할 만큼 상황이 커졌다.

니비는 행복할 수 있을까?

니비는 행복할 수 있을까? (사진 NWR 공식 인스타그램)/뉴스펭귄
니비는 행복할 수 있을까? (사진 NWR 공식 인스타그램)/뉴스펭귄

지난 10월3일, 주지사는 니비가 구조센터에서 지낼 수 있도록 허가하겠다고 발표했다. 대개 야생으로 방사되기 어려운 동물들은 교육 프로그램에 활용되는데, 니비는 야생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구조센터에서 교육 홍보대사가 되기로 했다. 야생으로 돌아가기 위한 훈련도 계속해서 받을 예정이다.

NWR은 “야생동물을 애완동물로 만들려는 일이 아니다. 목소리 낼 수 없는 생명을 대신해 말했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인류애가 가장 아름답게 발휘된 순간이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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