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들이 멸종위기종 방탈출 게임을 직접 해보고 있다. (사진 유호연 인턴기자)/뉴스펭귄
중학생들이 멸종위기종 방탈출 게임을 직접 해보고 있다. (사진 유호연 인턴기자)/뉴스펭귄

[뉴스펭귄 유호연 인턴기자] "멸종위기종을 학교 발표 주제로 삼고 싶어요" 

멸종위기종 방탈출 게임  "CITES 시스템코드 복구 작전"을 직접 해본 중학생의 소감이다.

국립생태원이 국제 멸종위기종의 소중함과 관리체계를 체험할 수 있는 방탈출 게임형 생태교육 자료를 최근 공개했다. 불법단체의 국제적 멸종위기종 사막여우 밀거래를 저지하는 스토리다.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이 게임은 출력물과 스마트기기를 통해 진행하는 방식이라 어디서든 쉽게 진행할 수 있다.

기자가 해당 교육자료를 받아 중학생들과 함께 해봤다. 

(좌) 게임은 QR코드를 통해 진행된다. (우) 자물쇠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재미를 높였다. (사진 유호연 인턴기자, "CITES 시스템코드 복구 작전" 화면 캡처)/뉴스펭귄
(좌) 게임은 QR코드를 통해 진행된다. (우) 자물쇠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재미를 높였다. (사진 유호연 인턴기자, "CITES 시스템코드 복구 작전" 화면 캡처)/뉴스펭귄

게임을 진행하려면 두개의 스마트기기가 필요하다. 스마트기기 하나에는 방탈출에 필요한 정답을 입력하고, 다른 하나는 활동지에 QR코드를 찍어 힌트를 얻으며 게임이 진행된다.

학생들은 게임 속 생태원 전문가, 수의사 등과의 대화로 힌트를 모은다. 정답은 텍스트 뿐만 아니라 자물쇠, 패턴 등의 방식으로 기입해 지루하지 않다. 게임 시작과 끝에는 스토리에 관련된 동영상도 있어 몰입감이 높다.

학생들이 직접 종이를 오리고 접어서 힌트를 찾고 있다. (사진 유호연 인턴기자)/뉴스펭귄
학생들이 직접 종이를 오리고 접어서 힌트를 찾고 있다. (사진 유호연 인턴기자)/뉴스펭귄

스마트기기 밖에서도 게임은 진행된다. 학생들이 직접 종이를 오리고 접어서 힌트를 찾아야 하는 퀴즈도 있다.

이날 게임을 직접 한 석지음 학생은 "종이를 오려서 '동서남북'을 직접 만드는 과정이 게임을 하면서 가장 재밌다"고 말했다.

학생이 '동서남북'을 접어 힌트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 유호연 인턴기자)/뉴스펭귄
학생이 '동서남북'을 접어 힌트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 유호연 인턴기자)/뉴스펭귄

학생들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퀄리티와 스토리가 탄탄하다는 평이 많았다. 석지음 학생은 "교육용 게임치고 재밌었어요. 학교에서 친구들이랑 같이하면 좋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물론 시간을 내서 할 것 같진 않아요"라며 실제 오락용으로 제작된 전문 게임만큼의 재미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학생들은 게임에서 한 멸종위기종만 다루는 스토리에 아쉬움을 표했다. 함께 체험한 중학생 이고은 양은 "게임 내내 동물 한 종만 나와서 조금 지루했어요. 곤충, 파충류 등 많은 동물을 다루면 더 흥미롭지 않을까요?"라며 개선됐으면 하는 점을 말했다. 다른 학생도 "한 종만 다루다 보니 정보가 너무 많아 점점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날 게임을 진행한 모든 학생은 공통으로 "'세계 야생 동식물의 날(3월 3일)'에 대해서는 확실히 기억할 것 같다"고 답했다. 세계 야생 동식물의 날은 게임 진행에 중요한 단서가 됐다.

(사진 유호연 인턴기자)/뉴스펭귄
(사진 유호연 인턴기자)/뉴스펭귄

게임에서 지속적으로 언급되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은 UN의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따라 국제거래가 규제되는 종을 말한다. 다른 멸종위기종 구분기준인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과 비교하면 '국제 거래'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 차별점이다.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힌트를 찾으며 자연스럽게 멸종위기종에 대해 접할 수 있는 것이 이 게임의 장점이다. 교육자가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어서 학생들은 멸종위기종에 더 관심을 가졌다. 중학생 이예본 양은 게임이 끝나고 난 뒤 "멸종위기종을 학교 발표 주제로 삼고 싶어요"라고 말하며 멸종위기종에 대한 애정을 보여줬다.

사막여우. 꼬리 끝 검은 반점이 특징이다. (사진 endangered wolf center)/뉴스펭귄
사막여우. 꼬리 끝 검은 반점이 특징이다. (사진 endangered wolf center)/뉴스펭귄

게임 속에서 학생들이 밀수를 막는 사막여우는 사이테스 2급 보호종으로 상업적 목적의 거래가 불가능하다. 북아프리카 모래사막에 서식하며 꼬리 시작점과 끝에 까만 반점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해당 게임형 생태교육 자료는 국립생태원 예약시스템에서 신청을 해 교육자료(URL, PDF 등)를 받아서 이용할 수 있다. 중고등학생 지도교사 또는 비슷한 위치의 청소년 교육자가 신청할 수 있다.

조도순 국립생태원장은 “이번 게임형 생태교육이 청소년들에게 흥미로운 경험에 기반한 학습을 제공하고 생태환경 문제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