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정부가 멸종위기에 처한 점박이올빼미(좌) 보존을 위해 줄무늬올빼미(우) 약 50만마리를 제거하는 계획을 제안했다. (사진 wikipedia)/뉴스펭귄
미국정부가 멸종위기에 처한 점박이올빼미(좌) 보존을 위해 줄무늬올빼미(우) 약 50만마리를 제거하는 계획을 제안했다. (사진 wikipedia)/뉴스펭귄

[뉴스펭귄 유호연 인턴기자] 미국정부가 멸종위기종 점박이올빼미를 보존하기 위해 다른 올빼미 종 약 50만마리를 도살하는 계획을 제안했다. 이에 동물보호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미국 어류및야생동물관리국(USFWS, U.S. Fish and Wildlife Service)은 멸종위기에 처한 북부점박이올빼미(이하 점박이올빼미)를 보호하기 위해 줄무늬올빼미 약 50만마리를 도살하는 계획을 지난 11월(이하 현지시간) 발표했다.

이에 동물건강행동(Animal Wellness Action) 등 75개 야생동물보호 및 동물복지단체가 이 계획에 반대하는 서한을 데브 할런드 내무부장관에 25일 보냈다. 이들은 서신에서 USFWS의 계획이 "엄청나게 무모한 행동(colossally reckless action)"이라고 주장했다.

USFWS에 따르면 줄무늬올빼미는 점박이올빼미와 먹이를 놓고 경쟁하고 심지어는 점박이올빼미를 직접 죽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점박이올빼미 개체수는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USFWS는 점박이올빼미를 위해 캘리포니아, 워싱턴, 오리건주 전역에서 줄무늬올빼미 47만마리 이상을 30년 동안 제거할 것을 제안했다. 북부점박이올빼미는 미국 멸종위기종법(ESA)에 의해 보호되고 있다.

멸종위기종 점박이올빼미. 미국 오리건주. (사진 wikipedia)/뉴스펭귄
멸종위기종 점박이올빼미. 미국 오리건주. (사진 wikipedia)/뉴스펭귄

과거 두 올빼미의 상관관계를 확인하는 실험이 있었다. USFWS는 2009년에서 2019년까지 줄무늬올빼미 2485마리를 제거했는데 점박이올빼미 개체수 감소 속도를 늦췄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하지만 동물 관련 단체들은 앞서 언급한 서한에서 "줄무늬 올빼미 제거가 점박이올빼미 개체수에 작은 수치적 이득을 줬지만 수십년에 걸친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언급했다. 또 야생동물 수십만마리를 죽이는 것 자체가 "비인간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 계획을 지지하는 연구자들은 생태계의 균형을 위해 해당 조치가 꼭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줄무늬올빼미의 개체수를 줄이지 않으면 점박이올빼미가 멸종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인류가 '도덕적 딜레마'에 놓였다고 진단한다. 오리건주립대학 마이클 폴 넬슨 환경윤리학 교수는 "이것은 진정한 도덕적 딜레마를 제기한다"며 "많은 야생동물을 죽임당하지 않으면 한 종이 멸종한다. 둘 다 부정적인 상황"이라고 영국 가디언지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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