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유호연 인턴기자] 갑진년 정월대보름을 하루 앞두고 일부 지자체와 환경단체 사이에 올해도 '어김없이'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를 놓고서다. 지자체들은 지역주민들에게 색다른 이벤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별 문제없이 진행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환경단체들은 이에 따른 환경오염이 결코 작지 않다며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달집태우기는 정월대보름 달이 떠오를 때 액을 쫓고 복을 부르기 위해 나무나 짚으로 만든 달집을 태우는 세시풍속이다.
올해는 서울에서만 양천구를 비롯해 서초구, 도봉구, 영등포구 등 각지에서 달집태우기를 계획하고 있다. 특히 양천구는 이 행사를 하는 서울 기초자치단체 가운에 최고 높이인 12m짜리 달집을 태운다고 밝혔다.
산림청에 따르면 이번 정월대보름에는 전국적으로 달집태우기나 쥐불놀이 같은 행사가 약 850개 예정돼 있다.
하지만 달집태우기는 환경오염 등의 문제로 더이상 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달집을 태우는 과정에서 많은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달집을 빨리 태우기 위해 석유와 휘발유를 뿌리는 탓에 산불로 번지기도 한다.
이로 인한 인명피해도 무시할 수 없다. 2019년 정월대보름에는 부산 해운대구 송정해수욕장에서 달집을 불태우던 중 폭발사고가 일어나 3명이 부상했다.
충청북도소방본부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도내에서 발생한 정월대보름 전후 화재는 53건에 이른다. 그에 따른 사상자는 8명, 재산피해는 9억7000여만원에 달했다.
이처럼 달집태우기 행사로 인한 피해가 불거진 가운데 대안을 제시하는 지자체도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부산 남구에서는 지난해부터 'LED달집'을 점등하기 시작했다. 김미선 남구청 문화예술과장은 "최근 달집태우기가 환경오염과 안전사고 등 발생우려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며 LED달집으로 변경한 이유를 Btv와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서울 송파구에서는 지난 20일 불 대신 LED조명과 재활용 페트병을 활용한 쥐불놀이 체험을 진행했다.
한편 달집태우기와 함께 '시대착오적 행사'로 언급되는 풍선날리기는 시민들의 반대 여론으로 인해 최근 확연하게 줄어든 추세다.
뉴스펭귄이 지난해 12월말 취재보도한 <확 줄어든 새해 풍선날리기...대안 찾는 지자체들> 기사에 따르면 2023년과 비교해 올해 새해 풍선날리기 행사는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제주 오름에 불을 지르는 들불축제인 '오름 불 놓기'도 많은 시민들의 반대 요청으로 지난해부터 중단됐다. 뉴스펭귄 취재 결과 이 행사는 지난해 3월 축제 도중 산불 위험과 시민들의 민원으로 긴급 취소됐다.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분투하는
뉴스펭귄에 후원으로 힘을 실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