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웨딩홀에서 행해지는 벌룬 세레머니. (영상 A 씨 제공)/뉴스펭귄
L웨딩홀에서 행해지는 벌룬 세레머니. (영상 A 씨 제공)/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서울 중심에 위치한 한 결혼식장에서 지속적으로 풍선을 날린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제보자 A 씨는 "어제 결혼식장에 갔는데 풍선 수백개를 하늘로 날려서 놀랐다. 그런데 그런 식으로 30분마다 결혼식을 진행한다"며 11일 <뉴스펭귄>에 연락을 해왔다. 

A 씨가 제보한 예식장은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L웨딩홀이다. 5층으로 이뤄진 이 식장은 '벌룬 세레머니'를 이곳만의 특별한 이벤트로 내걸고 있다. 웨딩홀 천장이 열리면서 하객들의 소망을 담아 풍선을 날리는 행사다.

하늘 위로 날린 풍선들. (사진 A 씨 제공)/뉴스펭귄
하늘 위로 날린 풍선들. (사진 A 씨 제공)/뉴스펭귄
하객들이 날린 풍선이 하늘 높이 올라가고 있다. (사진 A 씨 제공)/뉴스펭귄
하객들이 날린 풍선이 하늘 높이 올라가고 있다. (사진 A 씨 제공)/뉴스펭귄

최상층에 있는 G홀은 '오픈형 천장 시스템'으로 설계돼 예식 당일 하늘 위로 풍선을 날리는 세레머니가 펼쳐진다. 복층 구조형 홀인 I홀 역시 '오픈형 돔 시스템'이 적용돼 벌룬 세레머니가 가능하다.

A 씨는 "집에 와서 가족에게 말했더니 수년 전 자신도 그 예식장을 갔는데 풍선날리기를 해서 깜짝 놀랐다더라. 결혼식장 건물 자체가 천장이 열리도록 설계돼 있어, 예식이 끝날 무렵 천장을 열고 하늘로 풍선 날리는 행사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10일 직접 목격한 이 현장을 '하늘로 버리는 쓰레기'라고 비유했다. 지난달 뉴스펭귄이 취재, 보도한 기사 <'신천지 10만명' 풍선날리기, 괜찮을까>를 하객들에게 공유하는 등 풍선날리기의 환경파괴적 영향을 알렸지만 역부족이었다. 

A 씨는 "식장 측은 계속해서 이 행사를 해왔고, 앞으로도 해갈 것 같다"며 "정말 심각한 문제다. 하늘로 날린 풍선 쓰레기는 산지나 바다로 떨어져 생태계를 오염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진 A 씨 제공)/뉴스펭귄
명동 하늘을 수놓은 웨딩 풍선들. (사진 A 씨 제공)/뉴스펭귄

그렇다면 중구청에서 이를 제재할 수는 없는 걸까.

중구청 청소행정과 관계자는 L웨딩홀 관련 문의에 대해 "예식장은 식품접객업에 속한다. 풍선은 일회용품 규제 품목에 해당되지 않으므로 단속 대상이 아니다"라고 <뉴스펭귄>에 11일 전했다.

이어 "풍선날리기의 뒤처리가 제대로 준수되지 않고 방치되고 있다면 다른 계도 조치가 필요하다. 지자체 차원에서 따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환경부에서 법으로 규정해야 행정적, 제도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회용품 사용규제 품목에는 일회용 컵, 접시, 일회용 젓가락, 수저, 포크, 나이프 등이 있다.

다만 이달 7일 환경부는 △일회용 종이컵 규제 철회 △플라스틱 빨대 계도기간 무기한 연장 △비닐봉투의 과태료 부과 철회를 발표하며 사실상 일회용품 규제 정책을 폐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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