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 재사용'...법보다 앞선 영국 크리스마스 마켓

  • 김원빈 펭윙스
  • 2023.12.03 00:05
2023년 영국 맨체스터 크리스마스 마켓 머그잔. 대여, 소장 모두 가능. (사진 Manchester city council)/뉴스펭귄
2023년 영국 맨체스터 크리스마스 마켓 머그잔. 대여, 소장 모두 가능. (사진 Manchester city council)/뉴스펭귄

[뉴스펭귄=영국 김원빈 펭윙스] 영국 정부가 지난 10월부터 포장할 때도 일회용품 사용을 전면 금지한 가운데, 그 전부터 재사용을 실천해온 크리스마스 행사가 눈길을 끈다.

매년 연말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에선 음료가 일회용 플라스틱이 아닌 머그잔에 담겨 팔리는 특별한 풍경을 볼 수 있다.

머그잔 가격은 3.5파운드(약 5700원)이며, 대여할 수도 있고 소장할 수도 있다. 음료를 다 마시고 가게로 반납하면 3파운드(약 4900원)를 돌려받는다. 이 머그잔은 매년 새로운 디자인의 크리스마스 마켓 기념품으로 출시되며, 머그잔을 사려고 음료를 구매하는 현상까지 발생할 정도로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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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맨체스터 크리스마스 마켓에 진열된 머그잔. (사진 김원준 펭윙스)/뉴스펭귄
실제 맨체스터 크리스마스 마켓에 진열된 머그잔. (사진 김원준 펭윙스)/뉴스펭귄

여기에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자체가 금지되면서 크리스마스 마켓은 다른 식기류 교체에도 나섰다. 일회용 플라스틱 포크는 나무 포크로 바꾸고, 스티로폼 접시는 옥수수 전분 접시로 대체했다. 

사람들 반응은 어떨까. 가게를 운영하는 상인들은 "환경을 위해 더 건강한 장비로 바꾸기 시작했다"면서 "시중에 대체 제품이 충분하지 않아 3배 이상 비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이전보다 상승한 포장 가격에 불만을 드러내거나, 나무로 만든 일회용품에 불편함을 토로하기도 한다.

환경단체 이니스리소스 측은 "모든 것을 종이로 바꾼다고 해도 여전히 그 재료는 어딘가에서 나와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더 나은 선택이 아니다"라며 "우리가 바꿔야 하는 건 행동"이라고 말했다.

영국은 매년 일회용 접시 11억개를 비롯해 포크와 나이프 42억5000만개 등 플라스틱 식기류 쓰레기를 배출하지만, 재활용 비율은 10%에 그쳤다. 이에 영국은 플라스틱 사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10월부터 식당이나 카페에서 포크와 접시, 컵 등 일회용 플라스틱 식기류 사용을 규제했다.

테레즈 코피 환경부 장관은 "플라스틱 포크를 분해하는 데 200년이 걸린다. 두 세기 동안 쓰레기 매립지나 바다에 남는다는 뜻"이라며 "이 법안은 수십억개 플라스틱 쓰레기 오염을 막고 미래 세대를 위한 환경보호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회용 플라스틱 금지령 전 (사진 김원준 펭윙스)/뉴스펭귄
음식폐기물과 비닐 등 실제 분리배출이 이뤄지지 않는 모습. (사진 김원준 펭윙스)/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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