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강 팔현습지에서 목격된 새매. 새매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이다. (사진 금호강 난개발저지대구경북공동개책위원회)/뉴스펭귄
금호강 팔현습지에서 목격된 새매. 새매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이다. (사진 금호강 난개발저지대구경북공동개책위원회)/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금호강 팔현습지 개발을 두고 지역단체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14일 "팔현습지는 대구 3대 습지 중 하나다. 생태자연도 1등급지인 데다가 이미 야생동물 보호구역이며, 철새도래지로 명성이 드높은 곳이므로 반드시 보전돼야 할 중요한 지역"이라고 대구시 규탄 기자회견을 앞두고 강조했다.

이어 "하지만 이런 중요한 생태공간에 '삽질'이 예정돼 있다. 심지어 환경부발 삽질"이라며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이곳에 산과 강을 가르는 교량형 보도교를 건설하려 한다"고 호소했다.

팔현습지는 대구광역시를 통과하는 금호강 일대 하천습지다. 이곳에는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 등 다양한 법정보호종이 산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이곳을 '생태계의 보고' 또는 멸종위기종에게 최후의 보루인 '숨은 서식처'라고 부른다. 

숨은 서식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에게 마지막 은신처이자 서식처 기능을 하는 장소를 일컫는 생태학 용어다. 팔현습지가 숨은 서식처로 불리는 이유는 금호강 대구 구간에서 산과 강이 자연스럽게 연결된 거의 유일한 곳이기 때문이다. 

단체에 따르면 교량형 보도교가 놓이게 되면 산과 강의 생태계가 단절되고 교란될 위험이 크다. 이들은 환경부가 팔현습지를 개발 대신 국가습지로 지정해 보호하고 보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팔현습지에 서식하는 수리부엉이. 수리부엉이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이다. (사진 대구환경운동연합)/뉴스펭귄
팔현습지에 서식하는 수리부엉이. 수리부엉이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이다. (사진 대구환경운동연합)/뉴스펭귄

뉴스펭귄 이수연·임병선 기자는 올해 7월 <[현장] "수리부엉이 서식지를 다리가 관통할 겁니다"> 탐사보도를 통해 팔현습지 개발 문제를 집중 조명한 바 있다.

당시 현장에 동행한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개발해도 괜찮은 곳이 있고 개발하지 말아야 할 곳이 있다. 강 건너편처럼 사람이 많은 지역은 일부 개발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여기는 보시다시피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이다. 이곳까지 길을 내서 이용하겠다는 것은 인간의 지나친 욕심"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팔현습지에서 서식이 확인된 법정보호종 야생동물은 얼룩새코미꾸리, 수달, 수리부엉이, 삵, 원앙, 흰목물떼새, 큰고니, 새매, 큰기러기, 남생이, 담비, 황조롱이, 참매 등 총 13종에 이른다.

또 이곳에는 원시 자연숲도 존재한다. 팔현습지 왕버들숲은 수령이 최대 393년 된 왕버들이 군락을 이뤘을 만큼 오래된 자연숲이다.

원시 자연성이 살아있는 팔현습지 왕버들숲. (사진 대구환경운동연합)/뉴스펭귄
원시 자연성이 살아있는 팔현습지 왕버들숲. (사진 대구환경운동연합)/뉴스펭귄

이처럼 팔현습지의 생태적 가치와 생물다양성이 입증된 가운데 대구환경운동연합은 팔현습지를 지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목소리 내고 있다.

그 일환으로 15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대구시 규탄 기자회견을 연다. 단체는 "애초에 대구시가 해당 사업을 제안했다는 사실을 최근 확인했다"며 "대구시가 이런 '토건 삽질'을 조장했다"고 14일 밝혔다. 

단체에 따르면 대구시가 국토교통부에 팔현습지 산책로 공사를 요청한 까닭에 해당 사업이 국토부의 국가사업으로 포함됐고, 이후 환경부 사업으로 넘어가게 됐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대구시 규탄 발언을 비롯해 환경영향평가 거짓부실검토전문위원회 개최 관련 사안과 팔현습지 멸종위기종들의 외침 퍼포먼스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동물권행동 카라, 녹색당 동물권위원회, 동물해방물결이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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