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이동규 교수. (사진 tvN 방송 화면 캡처)/뉴스펭귄
유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이동규 교수. (사진 tvN 방송 화면 캡처)/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모기박사 이동규 교수가 지구가열화(지구온난화)가 불러올 위험에 대해 경고했다.

24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유퀴즈)'에 한국의 '모기박사'라고 불리는 이동규 교수가 출연해 지구가열화가 불러올 모기 매개 전염병에 대해 언급했다. 고신대학교 보건환경학부 이동규 교수는 지난 30년간 모기만 연구한 국내 모기연구 권위자다.

이날 이 교수는 "모기로 인한 질병으로 연간 70만 명이 사망한다"면서 "모기가 날려면 기온이 9℃ 이상, 흡혈하려면 13℃ 이상이 돼야 하는데 지구가열화 때문에 봄철 기온이 자꾸 올라 모기 출현시기가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10년 전에는 4월 중순에나 채집됐던 뇌염모기가 5년 전부터는 4월 초순에 출현했고, 급기야 올해는 3월 하순에 채집됐다. 모기 출현시기가 10년 사이 한 달 가까이 빨라진 셈이다.

이 교수는 그간 한국에서는 발생한 적 없는 지카바이러스와 뎅기열이 50년 뒤에는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해당 바이러스를 옮기는 흰줄숲모기가 국내에도 서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동남아 여행 후 귀국하는 국민 100명 중 2명은 흰줄숲모기가 옮기는 뎅기바이러스에 전염돼 돌아온다"면서 "흰줄숲모기가 환자나 보균자 피를 빨면 바이러스를 갖게 되고, 그 상태로 다른 사람을 물면 바이러스가 옮는다"고 설명했다.

흰줄숲모기가 한국에서 해당 바이러스를 옮기지 않는 이유는 겨울이면 성충이 낮은 온도를 견디지 못하고 죽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바이러스가 다음 해로 연결되지 않고 있지만, 50년 뒤인 2070년대는 한국도 아열대성 기후로 변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마냥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실제 2020년 발표된 기후변화관련정부간협의체(IPCC) 시나리오에 따르면 2081~2100년 사이 한반도 연평균기온은 약 7℃ 상승한다. 기온 상승에 따라 현재 국토 6.3%를 차지하는 아열대기후대는 2030년대 18.2%, 2050년대에는 55.9%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 교수는 "한국에서 가장 추운 1월 평균기온이 10℃ 이상 되면 모기 성충이 죽지 않고 계속 산다"면서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에서도 바이러스가 순환돼 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한국에는 지금 없지만 미국의 경우 웨스트나일바이러스가 전역에 퍼져있다. 이 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가 우리나라 도심에서 가장 흔한 빨간집모기"라면서 "지금이야 빨간집모기가 많아도 바이러스가 없기 때문에 괜찮은데, 지구가열화로 기후가 바뀌게 되면 일본도, 한국도 안전하지 않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에서는 이를 대비한 연구가 이미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보건연구원에 따르면 웨스트나일바이러스는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흰줄숲모기에 물려 전파되며 사람 간에는 수혈, 장기이식, 수직감염 등을 통해 전파될 수 있다.

해당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초기에는 대부분 경증으로 무증상인 경우가 많지만 잠복기 이후에는 열, 두통, 근육통, 구역, 구토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중증의 경우 뇌염, 근육마비, 척수염을 일으켜 중환자실 치료 또는 인공호흡 치료를 받게 된다. 치료제나 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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