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코알라에게 치명적인 클라미디아를 예방하기 위한 백신 접종 프로젝트가 막을 올렸다.
미국 연합통신(AP news) 등 외신은 호주 과학자들이 야생 코알라를 보존하기 위해 클라미디아 백신을 접종하기 시작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알라는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고 있는 유대류지만 지난 20년간 질병, 서식지 감소, 로드킬 등에 의해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해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에 '취약(Vulnerable, VU)' 등급으로 등재된 상태다.
야생 코알라는 토지개발과 대형산불로 인해 과도한 스트레스에 노출되면서 질병에 취약해진 상태다.
과학자들은 "면역력이 약해진 코알라가 클라미디아에 감염될 경우 실명, 방광염, 불임을 겪을 뿐 아니라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비록 클라미디아는 항생제로 충분히 치료할 수 있지만, 유칼립투스 독성 분해를 돕는 코알라의 장내 미생물을 약화시킬 수 있어 약으로 치료하기는 어렵다.
코알라를 위한 클라미디아 백신을 연구하는 과학자들. (영상 UniSC: University of the Sunshine Coast)
이에 호주 과학자들은 환경부 승인 하에 야생 코알라에게 백신을 투여하기로 했고, 야생동물 구조센터로 이송된 수백 마리의 코알라들에게 시범 접종함으로써 약효와 안정성 테스트를 끝마친 상태다.
백신 개발에 참여한 선샤인코스트대학교의 미생물학자 사무엘 필립스(Samuel Phillips)는 "멸종위기종들에게 질병은 치명적이기 때문에 백신 접종을 통한 예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클라미디아에 감염된 코알라들은 통증 때문에 나무에 오를 수 없고, 포식자로부터 도망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게다가 암컷들은 불임이 되기 때문에 코알라라는 종을 벼랑 끝으로 내몰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과학자들은 지난 3월부터 야생 코알라의 50%가 클라미디아를 앓고 있는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 예방 접종을 시행하고 있으며, 접종을 끝마친 코알라들은 분홍색 염료를 묻혀 구별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물들에게 예방 접종을 한 사례는 극소수에 불과하며, 보존 생물학자들 사이에서도 논쟁거리가 되는 문제다.
미국 국립자연사박물관의 수석 과학자인 레베카 존슨(Rebecca Johnson)은 "비록 코알라를 위한 예방 접종이 자원 집약적이지만, 클라미디아의 병세가 심각한 만큼 백신 접종은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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