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pixabay)/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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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지만, 야생동물들의 삶을 교란시키는 불꽃놀이를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호주 커틴대학교 연구진은 야생동물에게 악영향을 주는 불꽃놀이를 드론쇼·레이저쇼로 대체해야 한다고 호주 연방과학산업기구(CRISO)에서 발행하는 '태평양 보존생물학(Pacific Conservation Biology)' 저널에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화려한 색상과 형상으로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불꽃놀이는 축제, 스포츠경기, 기념일 등 다양한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불꽃놀이는 오염물질 배출을 통해 환경과 생물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굉음과 섬광을 통해 야생동물들의 삶을 교란시킬 수 있다.(사진 Not just a flash in the pan: short and long term impacts of fireworks on the environment)/뉴스펭귄
불꽃놀이는 오염물질 배출을 통해 환경과 생물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굉음과 섬광을 통해 야생동물들의 삶을 교란시킬 수 있다.(사진 Not just a flash in the pan: short and long term impacts of fireworks on the environment)/뉴스펭귄

다만 불꽃놀이로 인해 화재사고가 발생하거나, 과염소산 염, 질산칼륨, 알루미늄 등이 배출돼 호흡질환과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폭죽이 터지면서 발생하는 굉음과 섬광 탓에 가축과 반려동물, 철새들도 스트레스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연구진은 세계 곳곳에서 진행된 대규모 불꽃놀이가 인근 지역의 야생동물들에게 어떤 피해를 입혔는지 조사했다.

스페인 발렌시아에선 4~5월 동안 기독교 축제가 진행되는데, 이때 소모되는 5000kg 상당의 폭죽으로 인해 축제 개최지 인근의 집참새 번식률이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반면 2020년 코로나 19 여파로 축제가 취소된 당시에는 다른 지역의 집참새들과 번식 성공률이 유사하게 나타났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선 독립기념일에 진행된 불꽃놀이로 인해 브랜트가마우지의 군락이 감소됐다.

또한 캘리포니아 해변에서 휴식을 취하던 바다사자, 물개, 해달이 굉음과 섬광을 피해 물속으로 달아났으며, 불꽃놀이가 종료된 후에는 해달 만이 해안가로 되돌아온 것으로 확인된다.

칠레에서는 새해 불꽃놀이와 남아메리카바다사자의 번식기가 겹쳤는데, 그 여파로 바다사자 대다수가 구애행동을 멈춘 채 주위를 경계했다. 이후 바다사자들은 번식지를 떠났고, 약 24시간 후에 평소처럼 행동하기 시작했다.

주저자인 베이트먼은 "불꽃놀이의 소음과 불빛은 순간적으로 야생동물에게 스트레스를 줄 뿐 아니라, 번식기와 겹칠 경우 종 보존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토양, 물, 공기의 화학적 오염에 크게 기여하는 고오염 물질의 상당한 파장을 만들어낸다"며 "결국 동물뿐 아니라 인간도 피해를 입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환경피해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들은 불꽃놀이가 지속되길 바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 영국 제품안전표준국에서 실시한 불꽃놀이에 대한 소비자 인식 보고서다. 많은 이들이 불꽃놀이를 긍정적으로 여긴다고 답했다.(사진 Consumer behaviours and attitudes to fireworks)/뉴스펭귄

2021년 영국 제품안전표준국에서 실시한 '불꽃놀이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약 61%가 불꽃놀이를 긍정적인 시선으로 보고 있으며, 불꽃놀이가 문화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금지해서는 안된다고 답한 이가 약 44%에 달했다. 

중국에서도 코로나19 방역 규제가 완화되자 시민들이 기쁨을 나누기 위해 정부로부터 폭죽 사용 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베이트먼 교수는 "야생동물들의 이동시기나 번식기 동안 만이라도 불꽃놀이 대신 드론쇼나 레이저쇼를 이용함으로써 환경 교란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드론은 낮은 고도에서 비행하는 야생동물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지만, 큰 소음을 유발하거나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다"며 "의심할 여지없이 악영향을 미치는 불꽃놀이를 중단해야할 때가 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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