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기후위기로 산불 위험이 증가하면서 불꽃놀이 대안이 떠오르고 있다.
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시에라네바다 산맥에 위치한 대형 담수호이자 미국에서 두 번째로 깊은 호수인 '타호 호(Lake Tahoe)'에서 열리는 불꽃놀이 축제가 드론쇼로 대체된다.
타호 호 북쪽에 위치한 인클라인빌리지 크리스탈베이(Incline Village Crystal Bay) 마을은 미국 독립기념일인 매년 7월4일마다 연례행사로 불꽃놀이를 개최해왔다.
올해는 보다 친환경적인 대안으로 드론쇼 기술업체 버지에어로(Verge Aero)와 협업해 독립기념일을 축하한다.
인클라인빌리지 크리스탈베이 방문자협회 대표 앤디 채프먼(Andy Chapman)은 “나는 불꽃놀이를 항상 즐겨왔다. 하지만 불꽃놀이가 정말 지속가능한지 생각하기 시작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번 드론쇼가 전통적인 불꽃놀이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은 피하면서 훌륭한 시청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불꽃놀이는 산불 위험 증가, 대기질 및 수질오염, 야생동물 피해 등 환경에 끼치는 다양한 악영향으로 취소되거나 다른 방안으로 대체되고 있다.
미국소방협회에 따르면 매년 7월4일쯤이면 불꽃놀이로 평균 1만8500건에 달하는 화재가 발생한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 타호 환경연구센터 교육·홍보 책임자인 헤더 세갈(Heather Segale)은 "불꽃놀이는 중금속, 온실가스, 독성 화학물질을 만들어낸다"라며 “매년 더 많은 폭죽을 터뜨릴수록 호수에 더 많은 환경오염 물질이 축적된다"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불꽃놀이에 쓰이는 많은 전문장비가 중국에서 생산돼 운송되므로 이에 따른 탄소배출량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폭죽에 필요한 과염소산염과 불꽃놀이 이후 남은 플라스틱 파편과 유해 폐기물도 지역 환경을 오염시킨다.
불꽃놀이 여파로 호숫가 쓰레기도 늘어났다. 현지 시민단체 '타호 호 살리기 연맹(League to Save Lake Tahoe)'에 따르면 자원봉사자들은 (독립기념일 바로 다음 날인) 매년 7월5일 연례 해변 청소에서 불꽃놀이 잔해를 발견한다.
특히 최근 몇 년간 미국 서부에서 기후위기로 인한 산불 발생이 증가하자 비(非) 불꽃놀이로의 전환은 더욱 각광받고 있다.
사상 최악의 가뭄과 폭염이 이어지자 서부 도시들은 화재를 우려해 불꽃놀이를 드론쇼로 대체하거나 아예 취소하는 추세다. 인클라인빌리지 크리스탈베이 뿐만 아니라 캘리포니아 임페리얼 비치와 콜로라도 베일 등 많은 서부 지역 불꽃축제가 드론쇼로 변경됐다.
다만 드론쇼 역시 지역 야생동물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 등에서 완벽한 대안책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불꽃놀이를) 아예 건너뛰는 것"이라며 개인이 집에서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거나 동네 쓰레기를 줍는 등 더욱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독립기념일을 축하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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