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임병선 기자] 겨울이 되면 한국에는 차가운 시베리아 기단 공기가 밀려 내려온다. 겨울이 매섭게 추운 이유다. 사람들이 옷을 껴입고 웅크린다면, 고위도에 살던 철새들은 얼지 않은 먹이터를 찾아 한국으로 남하한다. 한국에 머무는 사람 입장에서 이들을 '겨울 철새'라고 부른다.
전국 철새도래지는 2022년 기준 200곳에 달한다. 아무 때나 볼 수 없는 겨울철새들을 보려면, 또 사진으로 담으려면 언제 어디로 가야 할까.
철새도래지를 소개하기 앞서 겨울철새 사진을 찍을 때 주의사항을 밝힌다. 철새가 나는 장면을 찍겠다며 새가 모여 있는 곳에 돌을 지거나 큰 천을 펄럭여 새를 위협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는 새 관찰 수칙을 통해 "고니는 한번 날아오를 때 30분 간 먹은 에너지를 한순간에 소모한다고 한다"며 "돌을 던지거나 위협을 주는 것은 절대 금물"이라고 말했다. 특히 철새는 먼 거리를 날아 한국에 도착한 상태에서 겨울을 나야 하는 만큼 에너지 보존이 필수적이다.
관찰, 촬영 시기의 경우 10월부터 철새가 도래하고 4월에 다시 북상하지만, 추운 시기인 11~2월 정도가 철새가 많을 때라 탐조하거나 조류사진을 찍기 적합하다고 여겨진다.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가 제공하는 전국에 위치한 주요 철새도래지 21곳과 그 지역을 찾는 주요 철새 정보, 국립생물관 철새도래지 정보 등을 <뉴스펭귄>이 정리했다.
강원도
#강릉시 남대천
강원도에는 유명한 탐조지 강릉 남대천이 있다. 큰고니, 오리류가 주로 찾아온다. 여러 맹금류를 찾아볼 수 있는데 물수리, 흰꼬리수리가 찾아오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흰꼬리수리는 방문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다.
#원주시 섬강
원주 섬강은 큰고니, 오리류가 찾아오는 주요 철새도래지다.
#철원군
철원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철새도래지가 있다. 두루미, 재두루미가 찾아오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탐조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 공릉천
한강수계인 공릉천은 겨울이 되면 재두루미, 저어새류 등이 찾아온다. 다만 하구 쪽은 북한 접경지역이라 접근이 어렵다.
최근 파주시가 '공릉천 파주지구 하천정비사업'을 진행하면서 습지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 상태다.
#김포시 한강하구
한강과 바다가 만나는 김포 한강하구에는 재두루미, 큰기러기, 저어새, 흰꼬리수리 등이 출현한다. 2020년에는 개리도 발견됐지만 최근에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김포 한강하구는 주요 철새 이동경로인 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경로(East Asian-Australasian Flyway)에서 주요한 기착지로 기능하고 있다.
#하남시 팔당
팔당댐 인근 지역에는 가마우지, 참수리, 흰꼬리수리가 찾는다. 특히 큰고니가 찾아오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팔당대교 아래에도 철새들이 밀집한다.
#안산시 시화호
시화호는 간척사업을 위해 인공적으로 형성됐던 호수이나 많은 철새가 찾아온다. 유명한 종으로는 가창오리, 큰기러기가 있다. 바닷물이 유통된 이후 자연환경이 개선되며 혹고니, 매류도 발견된다.
경상남도
#창녕군 우포늪
총 5개의 늪으로 구성된 우포늪은 수많은 조류가 서식하고 있지만, 겨울철새로는 기러기류가 많이 찾는 지형이다. 노랑부리저어새도 다수 찾아온다.
#창원시 주남저수지
주남저수지를 찾는 겨울철새는 오리류와 기러기류가 많다. 창원시가 2020~2021년 겨울 국립생물자원관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개리, 흑기러기, 노랑부리저어새, 재두루미, 물수리와 잿빛개구리매 등 여러 맹금류도 찾아왔다.
부산광역시
#을숙도
을숙도에는 철새도래지 문화재 지정구역을 중심으로 철새공원이 조성돼 있다. 사하구에 따르면 큰기러기, 고방오리, 혹부리오리, 붉은부리갈매기 등을 찾아볼 수 있다.
경상북도
#대구시 포항시 형산강
형산강은 맹금류 촬영 장소로 널리 알려졌다. 흰꼬리수리, 물수리 등이 출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전라북도
#부안군 동진강, 고부천
동진강과 고부천은 겨울철새인 물떼새류가 주로 관찰된다.
#고창군 동림저수지
동림저수지에는 가창오리가 주로 나타난다. 고창군은 2021년부터 철새에게 먹이와 휴식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저수지 인근 지역 논에서 볏짚을 제거하지 않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주시 전주천
전주천에서는 물떼새류가 겨울을 난다. 2022년 1월에는 흰꼬리수리가 1개체 발견된 바 있다.
전라남도
#나주시 영산강
영산강에는 비오리, 청둥오리가 주로 나타난다.
#순천시 순천만
순천만은 대형 습지로 수많은 겨울철새가 찾아오는 공간이다. 보기 힘든 흑두루미가 겨울을 나는 것으로 유명하다.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큰기러기, 큰고니, 노랑부리저어새, 매, 물수리, 재두루미, 검은목두루미,검은머리물떼새 등 수많은 조류가 발견된다.
충청남도
#천안시, 아산시 삽교호
삽교호에서는 가창오리, 청둥오리, 기러기류가 주요 겨울철새다. 국립생물자원관 자료에 따르면 매, 흰꼬리수리, 흑두루미, 고니, 큰고니 등도 관찰된다.
#서천군, 군산시 금강하구
금강 하구에 속하는 서천에서는 가창오리가 주요 겨울철새다. 서천군에 따르면 겨울철새 총 40여 종 50여만 마리 정도가 금강하구를 찾는다.
서천군은 금강하굿둑철새도래지를 운영하며, 군산시는 금강을 바라보는 금강철새조망대가 조성돼 있다.
#서산시 천수만
천수만은 국내 최대 철새도래지로 꼽힌다. 가창오리, 큰고니, 고니, 가마우지 외에도 흑두루미, 노랑부리저어새 등이 발견된다.
충청북도
#청주시, 청원군 미호천
미호천은 비교적 최근에 형성된 겨울철새 도래지다. 보 설치 이후 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기러기류, 오리류가 찾아온다.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2021~2022년 겨울 흰꼬리수리, 큰고니, 물수리, 참매 등이 발견됐다. 다만 개체수는 많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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