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 제243-1호, 최상위 포식자인 독수리가 '농약 중독'으로 폐사했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는 "센터에 두 번 구조된 어린 독수리 'DJ'가 끝내 또다시 농약 중독에 의해 세상을 떠났다"고 27일 알렸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는 충청남도 내 다친 야생동물을 구조해 치료와 재활을 거쳐 야생으로 복귀시킴으로써 야생동물의 생존권을 보장하고 자연 생태계를 보존하는 국가기관이다.
세상을 떠난 독수리 'DJ'는 지난해 1월 충남 서산에서 농약 중독으로 구조됐던 이력이 있다. 구조 후 건강을 되찾아 자연으로 돌아갔다가 약 1년 만에 또다시 농약 중독 상태로 발견돼 폐사했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측은 최근 충남 지역의 한 농경지에서 'DJ'를 포함한 독수리 폐사체 2구와 총 11개체가 농약에 중독된 상태로 집단 조난된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센터 측은 "농약을 과도하게 사용하면서 농경지에 잔존했을 수도 있고, 누군가 의도적으로 동물을 살상하기 위해 농약을 묻힌 먹이를 뿌려 두었을지도 모른다"며 "설마 싶겠지만, 실제로 야생 오리류를 잡아먹기 위해 농약을 묻힌 볍씨를 다량 뿌려놓아 사고가 발생한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재활관리사 김봉균 씨는 "똑같은 사고를 두 번이나 겪으며 결국 세상을 떠난 녀석에게 뭐라 말할 수조차 없는 미안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독수리나 흰꼬리수리 같은 대형 맹금류는 종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죽은 동물의 사체를 찾아먹는 청소동물이다.

센터 측은 "사체를 먹는 청소동물에게는 '먹이원이 되는 폐사체가 과연 어떤 이유로 폐사했는가'가 녀석들의 생사를 결정하는데 굉장히 중요한 사항이 된다"며 "만약 농약을 먹어 죽은 동물을 먹는다면 녀석들 역시 마찬가지로 농약중독이 발생하고, 누군가가 쏜 납탄에 맞고 죽은 동물을 먹는다면 납중독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이어 농경지에 버려지거나 의도적으로 뿌려진 독극물에 의한 오염은 사전에 예방하고 감독하기 어렵다며 개개인의 양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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