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남극대륙에 서식하는 유일한 곤충이 멸종위기에 처했다.
미국 켄터키대학교 곤충학과 연구진은 남극 고유종 남극깔따구가 지구가열화(지구온난화)로 멸종위기에 처했다는 보고서를 지난 12일(현지시간) 학술지 기능생태학(Functional Ecology)에 게재했다.
남극깔따구는 남극대륙에 서식하는 고유종으로 극한의 조건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육상 곤충종이다. 수명은 약 2년으로 알려졌으며 완두콩보다도 작은 몸집을 가지고 있다.
바위 밑 얼음 틈에서 2년간 애벌레 상태로 지내다 성충이 되면 약 열흘간 짝짓기를 하고 죽는다. 오로지 번식을 위해 유충 상태로 긴 시간을 추위와 싸우며 견디는 셈이다.
제아무리 가혹하고 척박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은 남극깔따구라도 지구가열화 앞에서는 멸종 벼랑 끝에 선 처지가 됐다.
연구진은 ▲따뜻한(-1°C) ▲정상(-3°C) ▲추운(-5°C) 등 3가지 겨울 온도 시나리오를 설정해 6개월간 생존, 활동, 조직 손상, 에너지 저장 수준, 스트레스 등 남극깔따구 유충 반응을 관찰했다.
그 결과 겨울 서식지 기온이 2°C 증가할 경우 유충 생존율이 감소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기온 상승이 종 발달 및 번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에너지결핍을 유발하는 탓이다. 연구진은 지구가열화가 현 상태로 지속된다면 해당 종이 결국 남극에서 멸종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 멸종은 먹이사슬 등 남극 육상생태계를 완전히 바꿔버릴 가능성도 있어 더욱 큰 우려가 제기된다. 남극대륙의 경우, 환경 특성상 남극깔따구와 같이 오로지 육지에만 서식하는 종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남극 가열화가 이미 추위에 적응하고 오랜 시간 진화해온 무척추동물 및 토양 공동체에 엄청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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