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쓰레기 주범 식품포장재... "배출량 TOP3는 롯데·CJ·농심"

  • 남주원 기자
  • 2021.11.17 10:57
(사진 그린피스)/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가정 내 플라스틱 쓰레기 주범은 식품 포장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내용은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17일 발간한 보고서 '2021 플라스틱 집콕조사: 일회용의 민낯'에 담겼다.

그린피스는 올해 8월 말 전국 841가구(총 2671명)를 대상으로 가정 내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 실태를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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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국내 시민 참여형 플라스틱 배출 실태조사 중 최대 규모로, 지난해 260가구보다 3배 이상 많은 시민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8월 23일부터 29일까지 일주일 동안 가정에서 배출된 플라스틱 쓰레기를 제조사와 제품군, 재질, 수량 등으로 구분해 기록했다.

전체 플라스틱 배출량 중 식품 포장재 비율 (사진 그린피스)/뉴스펭귄

조사 결과 전체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 총 7만 7288개 가운데 78.1%가 일상에서 매일 먹고 마시는 식품에서 비롯된 포장재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지난해 조사 결과였던 71.5%보다 약 7% 더 높아진 수치다. 

다음으로 많은 폐기물이 발생한 제품군은 개인위생용품으로 전체의 14.6%를 차지했다. 

특히 개인위생용품 중 절반이 넘는 53.8%가 일회용 마스크였는데,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영향인 것으로 추정된다. 

식품 포장재 배출량에 대한 식품제조사별 비중 (사진 그린피스)/뉴스펭귄

그린피스는 배출된 플라스틱 폐기물을 제조사별로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의 23.9%가 배출량 상위 10개 식품 제조사에서 생산한 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배출량 상위 10개 식품 제조사는 ▲롯데칠성음료 ▲CJ제일제당 ▲농심 ▲롯데제과 ▲코카콜라 ▲풀무원 ▲오뚜기 ▲동원F&B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삼다수 생산 및 판매) ▲매일유업이다.

이중 1~3위를 차지한 롯데칠성음료와 CJ제일제당, 농심 식품에서 배출된 플라스틱 포장재는 각각 2000개가 넘어 전체 플라스틱 폐기물의 9%를 차지했다.

총 플라스틱 배출량 중 상위 10개 식품제조사 순위 (사진 그린피스)/뉴스펭귄

보고서에는 집콕조사 참여 시민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층 인터뷰 내용도 함께 담겼는데, 이들은 플라스틱 제품 공급자인 기업의 혁신적인 감축이 있어야 문제가 해결된다는 입장을 공통적으로 밝혔다. 

참가자 김은정 씨는 “아무리 분리수거를 한다 해도 플라스틱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조사를 통해 알게 됐다”면서 “플라스틱 생산량 자체를 줄여야 하고, 그러려면 기업의 제품 생산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시민들은 기업에게 책임을 묻고 있으나 여전히 많은 기업이 플라스틱 감축 노력의 시작점인 ‘사용량 공개’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실정이다. 

집콕조사 시민 참가자 박진감 씨 (사진 그린피스·박진감 씨)/뉴스펭귄
집콕조사 시민 참가자 이은호 씨 (사진 그린피스·이은호 씨)/뉴스펭귄

그린피스 염정훈 캠페이너는 “최악의 플라스틱 오염을 막기 위해 지금 당장 거대 기업들이 플라스틱 사용량을 공개하고 과감한 감축 목표를 설정해야 하지만, 아직 책임에 걸맞은 목표와 로드맵을 제시한 기업은 전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연구에 따르면 별다른 조치 없이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경우, 2050년이면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이 2015년 대비 3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염 캠페이너는 “플라스틱 전체 사용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라며 "하지만 국내 대형 식품 제조사들이 자사 지속가능보고서 등을 통해 홍보하는 플라스틱 감축은 각 기업 연간 플라스틱 총 생산량의 5% 남짓한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번 조사에서 배출 기업 상위를 차지한 거대 식품제조사들부터 앞장서서, 제한적 감축이 아닌 재사용·리필 가능한 순환 경제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그린피스)/뉴스펭귄

그린피스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기업과 정부에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에 대한 책임을 요구했다.

단체가 요구한 사항에는 △기업은 자사의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 △플라스틱 감축 계획을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게 공개하고 책임감을 갖고 이행할 것 △정부는 기업이 제시한 플라스틱 사용량 정보를 바탕으로 감축이 계획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감시·감독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 등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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