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버린 폐그물에 너는 다리를 잃었구나 (영상)

  • 이후림 기자
  • 2021.07.12 16:34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폐그물에 걸려 탈진한 멸종위기종 붉은바다거북이 구조됐다.

제주해양경찰서는 제주 애월읍 한담해변 인근 해안가에서 폐그물에 걸려 움직이지 못하는 붉은바다거북을 11일 구조해 해양동물 전문구조 치료기관에 인계했다고 12일 밝혔다.

바다거북은 폐그물에 걸려 탈진한 채 발견됐다. 왼쪽 앞다리가 절단되고 등껍질에 상처가 있었으며, 완전히 지쳐 움직임이 거의 없는 상태였다. 그물에 감긴 채 헤엄치려 계속 발을 움직이다가 앞발이 절단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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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파출소 순찰팀은 바다거북 몸이 마르지 않도록 바닷물을 계속 뿌리면서 그물 제거 작업을 시작, 11일 오전 11시쯤 바다거북 몸에 엉킨 그물을 완전히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부상당한 바다거북은 구조 즉시 해양동물 전문구조 치료기관으로 이송됐다.

앞다리가 잘린 채 제주 바다서 구조된 붉은바다거북 (사진 제주해양경찰서 제공)/뉴스펭귄
앞다리가 잘린 채 제주 바다서 발견된 붉은바다거북 구조 현장 (사진 제주해양경찰서 제공)/뉴스펭귄

제주해경 측은 12일 뉴스펭귄에 "바다거북 앞발은 이미 절단된 지 오래된 듯 보였다"며 "그물에 걸려 떨어져 나갔다. 현장에서 잘린 앞발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붉은바다거북은 바다거북류 중 가장 널리 분포하는 개체임에도 불구하고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취약'(VU, Vulnerable) 단계에 처한 국제적인 멸종위기종이다.

붉은바다거북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 등급 (사진 IUCN)/뉴스펭귄

이들은 최근 우리나라 해안가서 폐그물에 뒤엉킨 채 종종 발견된다. 6월 영덕 앞바다에서 폐그물에 감긴 채 간신히 살아있는 바다거북이 구조됐으며 같은 달 거제 바다에서도 폐그물에 걸린 바다거북이 다이빙 동호인들에 의해 구조됐다.

이렇듯 빠르게 발견돼 즉시 구조가 가능하면 그나마 다행이다. 폐그물에 걸린 해양생물들은 대부분 시간이 흐른 뒤 폐사된 채 발견된다. 인간에 의해 생각 없이 버려진 폐그물이 이들에게는 흉기가 된 셈이다.

제주해경은 "붉은바다거북은 우리나라 해양보호생물종으로 지정돼 보호받는 종"이라며 "조업 중 그물에 걸렸거나 해안가에서 사체를 발견할 경우 신속히 해양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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