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펭귄] 파키스탄, 2023년까지 맹그로브 '수백만 그루' 심는다

  • 조은비 기자
  • 2021.05.18 06:00
맹그로브 숲 (사진 pixabay)/뉴스펭귄

[뉴스펭귄 조은비 기자] 파키스탄이 유엔환경계획(UNEP)의 지원을 받아 2023년까지 맹그로브 '수백만 그루'를 심는다. 이산화탄소 흡수율이 높아 '지구를 살리는 나무'로 주목받는 맹그로브가 한때는 파키스탄에 28만ha가 넘을만큼 무성했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는 3분의1 이하로 줄었다.

14일(현지시간) 유엔환경계획(이하 UNEP)에 따르면 파키스탄 정부는 2019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100억 그루의 쓰나미(Ten Billion Tree Tsunami)' 프로젝트의 하나로 맹그로브 숲 복원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UNEP의 지원을 받아 2023년까지 수백만 그루의 맹그로브를 심겠다는 목표다. 

파키스탄의 맹그로브 숲 복원 노력은 과거부터 이어져 왔다. 세계자연보전연맹(이하 IUCN)의  '파키스탄의 맹그로브: 상태 및 관리(Mangroves of Pakistan: Status and Management)' 보고서에 따르면 1980년대 초 파키스탄 신드(Sindh) 해안 주변에는 약 25만~28만3000ha의 맹그로브 숲이 있었지만, 1990년대 초 약 16만 ha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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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는 더욱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신드산림국(이하 SFD)에 따르면 그 당시 맹그로브 숲의 면적은 8만4000ha까지 줄어들었다.

이에 파키스탄 해군과 IUCN이 '100억 그루의 쓰나미' 사업을 통해 신드주의 카라치(Karachi) 도시 해안가에 700만 그루의 맹그로브를 심는 등 복원 활동에 나섰고, SFD은 세계자연기금(WWF)과 협력 활동을 펼쳤다. 그 결과, 지난해 기준 21만 ha 규모로 맹그로브 숲을 복원할 수 있었다. 

파키스탄은 아라비아 해와 오만 만을 따라 1046km의 해안선을 남쪽에 맞대고 있다.  

맹그로브는 뿌리가 위로 솟아있는 독특한 구조를 지녔는데, 이 구조 덕에 염분이 많은 바닷가에서도 서식할 수 있다. 일부 맹그로브는 바닷물을 통해 흡수된 염분을 나뭇잎을 통해서도 배출하는 등 뛰어난 생명력을 자랑한다.

맹그로브 (사진 pixabay)/뉴스펭귄

최근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염분을 견디지 못하고 죽어가는 나무들의 '유령숲(Ghost Forest)'이 발견되는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도 육지로 유입된 소금물이 나무들을 죽이고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케이퍼스섬(Capers Island, South Carolina)의 유령 숲 (사진 NOAA)/뉴스펭귄

단순히 바닷가에서 자라날 수 있기에 맹그로브 복원 사업이 추진되는 것은 아니다. IUCN에 따르면 맹그로브 숲은 뛰어난 이산화탄소 흡수력을 자랑하는데, 그 효과가 열대우림보다 3~5배가량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맹그로브 숲은 인근 지역주민들의 삶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맹그로브 나무의 뿌리 사이에는 3000종 이상의 물고기가 서식하고, 조개류 등도 풍부해 전 세계 약 1억20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의 생계에 보탬이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맹그로브 뿌리 사이에 서식하는 물고기들 (사진 pixabay)/뉴스펭귄
맹그로브 뿌리에 붙어있는 조개를 채취해가는 사람들 (사진 global mangrove alliance 트위터)/뉴스펭귄

아울러 해변의 침식작용을 억제하고, 태풍이나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의 피해를 완화시키는 천연 방파제의 역할을 한다.

해변에 심어진 맹그로브 (사진 global mangrove alliance 트위터)/뉴스펭귄

UNEP 생태계전문가 마키오 야시로(Makkio Yashiro)는 "맹그로브는 기후위기와의 싸움에서 중요한 도구"라며 "대기 중의 탄소를 줄이고 재정적으로도 합리적이다"라고 설명했다.

UNEP는 맹그로브 1ha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할 경우 연간 3만3000~5만7000달러(약 3700~6400만 원)의 이익을 기록한다며 복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맹그로브 숲은 절반 이상이 훼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맹그로브 얼라이언스(global mangrove alliance)는 현재까지 맹그로브의 67% 이상이 손실되거나 훼손됐으며, 2030년까지 맹그로브 서식지 범위를 20% 이상 늘리기 위한 노력이 추진되고 있다고 전했다.

유네스코(UNESCO)는 맹그로브 숲의 복원을 위해 2016년부터 매년 7월 26일을 '국제 맹그로브 생태계 보존의 날'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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