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에서 'HOPE'라는 단어가 보이는 이유 (영상)

  • 남주원 기자
  • 2021.05.07 08:00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희망을 뜻하는 영어 단어 'HOPE'가 바닷속에 새겨졌다. 엄연히 말하자면 새겨진 게 아니라 '자라났다'. 산호초가 성장해 만들어낸 형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누가 이런 작업을 벌인 걸까? 유명 고양이 사료 브랜드 쉬바(Sheba®)는 2029년 말까지 전 세계 18만5000㎡가 넘는 산호초를 복구한다는 목표 아래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는 올림픽 수영장 약 148개에 해당하는 규모로, 세계 최대 산호초 살리기 프로젝트로 여겨진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어떠한 대책 없이 현재와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경우 2043년이면 전 세계 열대 산호초의 90%가 사라지게 된다. 물론 그 영향은 산호초에 의존하는 약 5억 명 인구에게 고스란히 전해질 수밖에 없다. 인간은 알게 모르게 식량과 해안 보호 등 다양한 측면에서 산호초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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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쉬바가 공식 SNS를 통해 공개한 영상은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해안에서 촬영됐다. 구글 어스로도 볼 수 있는 이 산호초는 'HOPE'라는 글자 형태를 나타내고 있다. 

쉬바 측은 "산호초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우리 생애가 끝나기 전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고자 만든 상징"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그들에 따르면 영상은 5일 공개됐지만 실제 복구 작업은 이미 2년 전부터 시작됐다. 산호초 살리기에 고군분투한 결과 산호 커버율은 5%에서 55%로 증가했으며 서식하는 어류도 늘어났다. 상어와 거북 등 다양한 해양 종도 돌아왔다고 회사는 전했다.

일명 '호프 리프'(Hope Reef)라고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리프 스타(Reef Star)라는 혁신적인 기술을 활용했다. 리프 스타는 인도네시아 지역사회에서 수작업으로 만든 폭 90cm의 별 모양 강철 구조다. 각각의 별을 수중에서 연결해 해저를 덮고, 산호 조각이 다시 자랄 수 있는 안정적인 기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강력한 거미줄 모양을 이룬다.

쉬바 공식 유튜브에서 '호프 리프' 영상을 본 사람들은 산호초 복구를 위한 모금 운동에 자동으로 참여하게 된다. 영상을 시청할 때마다 발생하는 광고 수익이 프로젝트 파트너인 네이처컨서번시(Nature Conservancy)를 통해 산호초 복구에 기부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네이처컨서번시 세계산호시스템책임자 엘리자베스 맥레오드(Elizabeth McLeod) 박사는 "산호초는 지구 해양의 핵심으로서 해양생물 4분의1 이상을 먹여 살린다"라며 "또한 전 세계 수백만 명 인구에게 식량, 생계, 약재 그리고 폭풍으로부터 보호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처럼 중요한 생태계를 되살리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산호초 감소로 인한 위협을 해결하고, 변화하는 기후에 대해 회복 탄력성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쉬바의 모회사인 마스(Mars Inc) 수석 해양과학자 데이비드 스미스(David Smith) 교수는 "영상을 공개하고 지구 해양을 위한 희망이 실제로 있다는 것을 보여주게 돼 매우 기쁘다"라며 "이는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주는 한편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매우 반가운 현상이며, 앞으로 이 같은 노력이 타인에게 영감이 됐으면 한다"면서 "우리 모두 산호초의 멸종을 막는 데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사진 'SHEBA®'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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