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먹은 초콜릿이 숲을 파괴한다?' 살짝 불편한 진실

  • 조은비 기자
  • 2021.04.05 14:19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뉴스펭귄 조은비 기자] 국제 무역 활동이 개발도상국의 숲을 파괴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구 육지 면적 중 31%를 차지하고 있는 숲은 탄소를 흡수하고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하지만 커피, 초콜릿, 콩, 팜유, 목재 등의 상품들이 전 세계 여러 국가로 수출되면서 숲이 파괴되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받고 있다.

일본 인류와 자연 연구소 응우옌 티엔 호앙(Nguyen Tien Hoang) 박사 연구팀은 3월 과학저널 네이처 생태학 & 환경(Nature Ecology & Evolution)에 국제 무역에 따른 국가별 숲 파괴 수준을 '숲 파괴 발자국(deforestation footprint)'으로 분석한 결과를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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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파괴 발자국'은 국제 무역을 통해 수출·수입된 제품이 얼마나 많은 숲을 없애면서 만들어졌는지를 합산해 도출된 수치다.

2001~2015년 누적된 숲 파괴 발자국 (사진 기후 관련 비영리단체 카본 브리프)/뉴스펭귄

연구에 따르면 2001~2015년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의 '숲 파괴 발자국' 중 90% 이상은 수입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은 가나, 코트디부아르 등에서 코코아를 수입하면서 해당 국가들의 숲을 파괴하는데 일조하고 있으며 중국, 한국, 일본은 베트남의 목재를 수입하면서 '숲 파괴 발자국'을 남기고 있다.

또 미국은 높은 수치의 '숲 파괴 발자국'을 남기고 있는데, 브라질에서 수입하는 콩, 캄보디아에서 수입하는 목재, 라이베리아에서 수입하는 고무 제품들, 과테말라에서 수입하는 과일·견과류 등으로 이처럼 높은 수치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브라질의 '숲 파괴 발자국' 누적 비율도 높게 나타났지만 수입이 아니라 수출에 의한 것으로, 주로 미국, 중국, 유럽 등의 국가에서 브라질의 콩을 수입해가면서 숲 파괴가 일어나고 있다.

2015년 24개국의 1인당 나무 손실 수와 1인당 파괴한 숲의 면적(㎡). 푸른색은 국내 숲 파괴를, 붉은색은 수입으로 파괴된 숲의 수치를 나타낸다 (사진 기후 관련 비영리단체 카본 브리프)/뉴스펭귄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일본 등 선진 7개 국가를 뜻하는 G7의 1인당 숲 파괴 수준도 계산됐다. 이에 따르면, G7 국민들은 2015년 한 해 동안 평균 3.9그루의 나무 혹은 58㎡의 산림을 제거했다. 그 중 미국 국민이 1인당 파괴한 산림은 독일, 프랑스, 영국, 일본 등에 비해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이 논문의 저자인 호앙 교수는 "(숲 파괴의 책임을) 공공과 개인,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져야한다"며 "개발된 나라들이 개발 중인 나라들로 하여금 자국의 숲을 보호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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