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폐수 처리할 실마리 다름 아닌 '이것'에서 나왔다

  • 남주원 기자
  • 2021.02.03 11:43

얼음으로부터 '독성은 없애고 유용물질은 얻는' 특별한 기술이 개발됐다.

얼음 내 중금속 제거와 유용물질 생성 모식도. 얼음에서 일어나는 산화환원반응에 의해 6가 크롬은 독성이 적은 3가 크롬으로, 요오드화물은 산업에서 활용 가능한 요오드 분자로 전환된다  (사진 극지연구소)/뉴스펭귄

극지연구소는 2일 얼음에서 일어나는 독특한 반응을 활용해 오염물질은 제거하고 유용한 물질은 회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극지연구소와 한림대학교·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UC어바인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크롬과 요오드물질이 섞인 액체를 얼렸을 때 발암물질인 크롬의 독성은 감소하고 요오드는 산업에 활용 가능한 형태로 바뀌는 것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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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에 따르면 크롬의 독성은 약 20분 만에 대부분 사라졌는데, 상온에서 동일 조건으로 실험했을 때 화학반응이 미미했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차이임을 알 수 있었다.

얼음 안에서 일어나는 크롬 독성 제거 과정. 라만 분광기로 관찰한 얼음 결정들 사이의 얼지 않은 영역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이다. 독성이 높은 6가 크롬(붉은색)이 농축됐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하는(연두색)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 극지연구소)/뉴스펭귄

화학반응은 일반적으로 낮은 온도에서 서서히 일어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얼음이 얼어붙을 때는 물에 녹아 있던 성분이 얼음 결정 사이로 모이면서 반응속도가 오히려 빨라진다. 

이와 같은 현상을 동결농축효과(Freeze concentration effect)라고 하는데, 물이 얼음으로 바뀔 때 특정 성분이 얼음 결정들 사이 얼지 않은 영역으로 모이면서 해당 성분의 농도가 수천~수십만 배 이상 증가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연구팀이 사용한 크롬-요오드 혼합 액체는 LCD공장에서 배출하는 폐수와 비슷한 성분으로 해당 기술을 산업 현장에 적용하면 폐수 처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얼음에서 화학반응을 마친 요오드는 제약업 등 산업 공정에 촉매로 쓰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기태 극지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산업폐수 처리와 유용자원 확보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얼음의 특별한 반응이 확인됐다"며 “얼음의 정화 기능이 다른 물질들에서도 작동하는지 연구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저널 표지  (사진 극지연구소)/뉴스펭귄

한편 극지방 실용화 기술 확보를 목표로 얼음의 화학적 특성을 활용한 이번 연구는 국제 환경분야 학술지 '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ACS)'에 발표됐으며 독창성과 우수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12월호 표지논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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