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U+ '멸종동물 공원'으로 광고대상 수상, '한번 하고 땡?'

  • 임병선 기자
  • 2020.11.27 08:00
(사진 LG유플러스 공식 유튜브 캡처)/뉴스펭귄

유무선 통신사 LG유플러스가 ‘2020 대한민국광고대상’에서 3년 연속 수상했다고 25일 밝혔다. 수상작 중에는 공익광고 부문으로 은상을 받은 멸종위기 동물 보호를 위해 제작한 VR·AR 콘텐츠가 포함됐다.

LG유플러스는 세계자연기금(WWF)과 함께 멸종위기 동물 보호를 위해 제작한 VR·AR 콘텐츠 '멸종동물 공원'을 지난해 12월 공개했다. 

멸종동물 공원은 멸종위기에 처했거나 이미 멸종한 동물들을 AR과 VR을 통해 관람할 수 있는 콘텐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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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대상 측은 멸종동물 공원이 전 지구적 환경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효과적으로 불러일으켰다는 공익적 역할을 수행했다고 시상 이유를 밝혔다.

해당 콘텐츠는 멸종위기 동물이라는 이슈를 시민이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일각에서는 단발성이라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LG유플러스 측은 멸종동물 공원을 인천광역시 한 쇼핑몰에 팝업스토어 형태로 설치했다. 시민들은 해당 팝업스토어에서 VR과 AR을 체험하고 팝업북 등을 감상할 수 있었다.

멸종동물공원 팝업스토어 (사진 LG유플러스 공식 블로그)/뉴스펭귄

업체 측은 당시 현장에서 시연되는 것과 같은 멸종위기 동물 콘텐츠를 자사가 제작한 앱에서 감상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직장인 A씨와 대학생 B씨는 최근 멸종위기 동물 콘텐츠가 광고대상 은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스마트폰으로 어플리케이션 'U+ AR'과 'U+VR'에서 해당 콘텐츠를 보려 시도했다.

A씨는 'U+AR'을 설치해 멸종위기 동물 1탄과 2탄을 재생하려 했으나 '더 이상 시청할 수 없는 콘텐츠'라는 메시지를 보고 실망감을 느꼈다. 심지어 B씨는 'U+ VR'은 LG유플러스 고객만 사용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이라 설치조차 할 수 없었다.

(사진 U+ AR 애플리케이션 화면 캡처)/뉴스펭귄

업체는 광고 당시 '자연을 잊고 살았던 일상을 바꿉니다'라는 광고 문구와 '이제는 볼 수 없는 멸종 동물을 체험할 수 있다'는 취지를 내세웠다.

콘텐츠가 공개된 지 불과 1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시청 불가능하다는 점과 자사 고객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은 업체 측이 보여 준 의지를 퇴색시킬 우려가 있다. 

지난해 12월 업체 측이 해당 콘텐츠 시연 영상을 담아 공개한 광고를 보면, 이미 멸종한 스픽스마코 앵무새와 멸종위기종 피카 등이 출연하며 북극여우와 나무늘보가 중심적 동물로 반복 등장한다.

북극여우, 갈색목나무늘보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멸종위기로 간주하지 않는 최소관심(LC, Least Concern)종으로 분류됐다. 멸종위기 동물 콘텐츠에 멸종위협이 가장 적은 동물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은 소비자들에게 콘텐츠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남긴다. 

실제로 유튜브에 게시된 업체 측 광고 영상 댓글란에는 "누가 보면 북극여우도 멸종위기인 줄 알겠다"는 의견이 있다.

대부분 동물들이 인간에 의해 멸종 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더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했음에도 존재조차 알려지지 못한 동물들이 많다는 점에서 일부 시민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홍보 영상에 등장하는 북극여우 (사진 LG유플러스 공식 유튜브 캡처)/뉴스펭귄
멸종위기종 피카 (사진 LG유플러스 공식 유튜브 캡처)/뉴스펭귄

멸종위기 동물이 지속적으로 위협에 시달리는 현실 속에서, 단발성 홍보가 이뤄진 뒤 업체 측이 이렇다 할 멸종위기 동물 관련 행보를 계속하지 않아 일각에서는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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