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우리를 죽이고 있다" 멸종저항, '금융 불복종' 시작

  • 임병선 기자
  • 2020.11.24 11:41
(사진 Extinction Rebellion)/뉴스펭귄

글로벌 환경단체가 기존 금융 시스템에 대항하는 운동을 시작했다. 

국제 비폭력 시민불복종 운동 단체 멸종저항(Extinction Rebellion)은 환경 파괴적인 기존 금융 시스템에 대항하기 위해 '돈 저항(Money Rebellion)' 운동 시작을 알리는 영상을 23일 유튜브에 게재했다.

단체는 영상에서 "경제는 봉급, 주거, 음식, 건강, 기회, 지구의 건강, 우리 아이들의 미래 등 우리 삶 모든 면을 눈에 띄지 않는 방식으로 지배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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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우리는 (삶에서) 최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법칙에 따라야 한다고 배워 왔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며 "돈 저항 운동은 우리를 죽이고 있는 미친 경제 법칙(insane economic rules)에 저항하는 것"이라고 운동 배경을 밝혔다.

멸종저항은 "현행 경제 시스템은 GDP 성장률처럼 경제 성장을 나타내는 지표들을 키우기 위해 당장 눈 앞의 이득을 얻으려 석유를 태우고, 숲을 무너뜨리고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리의 생존은 위협받고 기후와 생태가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은행, 주식시장은 자연을 파괴하고 저소득 국가의 땅을 착취하는 데 자금을 대고 있다"며 "고객들로 하여금 빚을 지고, 이자를 붙여 돈을 갚게 하면서 지구의 한계를 넘는 성장을 강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우리 단체는 이 빚을 거부하고 그들(금융 시스템)이 망가뜨린 곳을 치유하고 고치는 데 기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단체는 참여 방법으로 영국 바클레이 은행에서 20파운드(한화 약 3만 원)를 빌린 뒤 일정 시간 갚지 않으며 의견을 개진하는 방법, 소규모 사업자는 내야 할 세금 중 5파운드(한화 약 7400 원)를 내지 않고 멸종저항에 기부하면 단체가 글로벌 환경단체에 대신 투자하는 방법 등을 안내했다.

일각에서는 운동에 참여한 개인이 신용도 하락, 세금 독촉 등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사진 Pexels)/뉴스펭귄

금융을 통해 시민이 간접적으로 환경 파괴에 동참하게 된다는 지적은 이전부터 있었다. 이에 금융 시스템을 유지하며 환경 친화적인 산업에 투자하는 '녹색금융' 개념도 등장했지만,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철학자 존 벨라미 포스터는 '생태계의 파괴자 자본주의(Ecology against capitalism)', '환경주의자가 알아야 할 자본주의의 모든 것(What Every Environmentalist Needs to Know About Capitalism)' 등 책에서 인간의 이기심을 기반으로 형성된 자본주의는 근본적으로 반환경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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