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망가고 배겨?' 일본 도입된 곰 쫓는 '늑대봇'

  • 임병선 기자
  • 2020.11.16 15:32
다키카와시에 설치된 '괴물 늑대 로봇' (사진 일본 NHK 방송화면 캡처)/뉴스펭귄

야생곰 출몰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일본이 곰을 쫓아내기 위한 '괴물 늑대 로봇'을 세웠다.

최근 현지 언론에 소개되며 유명세를 탄 로봇이 있는 곳은 일본 홋카이도 다키카와 지역이다.

로봇은 평소 '괴물 늑대' 형태의 머리를 좌우로 움직이다가 생물체 움직임을 탐지하면 눈에서 붉은빛을 뿜고 맹수 울음소리 등을 포함해 약 60종 소리를 낼 수 있다. 

원래 '괴물 늑대 로봇'은 곰, 멧돼지, 원숭이 등 야생동물이 농작물에 피해를 입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개발됐다. 

다키카와시 주민들은 올해 잇따른 곰 출현에 불안감을 호소했다. 이에 시 측은 주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9월 로봇을 도입했다.

다키카와 지역에서 야생 곰은 몇 년에 한 번 정도 포착됐는데, 올해는 5월 28일부터 현재까지 벌써 10마리가 발견됐다.

일본 전국 산간지역에는 약 2만 마리 곰이 산다고 알려졌으며 종종 먹이를 찾아 인간 거주지까지 내려오는데, 올해는 유독 곰이 출몰하는 횟수가 잦다. 

전문가들은 곰의 잦은 민가 출몰 원인을 두고 "지금이 곰이 살을 찌울 겨울잠 전 시기인데 현재 먹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일본은 날씨가 좋아 곰의 먹이인 밤과 도토리가 풍작을 맞았고 새끼 곰도 많이 태어났다. 정작 새끼 곰이 한창 성장해야 할 올해 일본 열도에는 잦은 태풍으로 밤과 도토리 등이 다 자라기 전에 떨어지면서 먹이가 크게 부족해졌다는 설명이다.

'괴물 늑대 로봇'이 다키카와시에 설치된 후 현재까지 이 지역에서 곰 출몰 보고는 없다. 다만 해당 로봇에 장착된 카메라에도 곰이 포착되지 않아, 곰을 쫓아내는 로봇의 효과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오래 굶은 상태로 민가까지 내려왔을 야생동물에 대한 동정 여론도 있다. 반면 한편에서는 기존에 야생동물을 쫓기 위해 전기울타리 등을 설치하던 추세여서 '괴물 늑대 로봇'은 비교적 효율적이고 동물에게도 안전한 공존 방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과거 로봇 때문에 곰과 여우 등 야생동물이 크게 놀라 도망가는 장면을 포착해 보도한 적도 있다.  

전기 울타리 (사진 Nick Bramhall - flickr)/뉴스펭귄

한편 로 봇을 제작한 홋카이도대, 도쿄농업대, 정밀기계업체 오타세이키에 따르면 '괴물 늑대 로봇'은 길이 120cm, 높이 약 90cm 크기며 적외선 센서를 통해 동물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작동한다. 현재 일본 전국에서 62대 정도가 농경지에 접근하는 사슴과 멧돼지 등을 쫓아내기 위해 운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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