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백의 두 얼굴 "비닐봉지보다 지구온난화에 치명적"

  • 홍수현 기자
  • 2020.11.17 08:00
(사진 Pexels)/뉴스펭귄

친환경 제품의 대표 격으로 꼽히는 일명 '에코백'이 비닐봉지보다 지구온난화에 더 치명적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싱가포르대 난양대 연구팀은 일회용 비닐봉지, 재사용 비닐봉지, 일회용 황색 종이봉투, 에코백 등 다양한 유형의 가방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과학전문 매체 '사이언스데일리(ScienceDaily )' 10월호에 발표했다. 

연구 결과 황색 종이봉투가 지구온난화에 미칠 수 있는 잠재력은 재사용 비닐봉지보다 무려 80배나 높게 나타났다. 에코백은 10배, 일회용 비닐봉지 역시 에코백과 똑같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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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Pexels)/뉴스펭귄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종이봉투와 에코백 사용을 권고하는 추세에 이게 무슨 당황스러운 일이란 말인가. 이유는 황색 종이봉투와 에코백의 생산과정에 있었다. 

황색 종이봉투와 에코백을 만들기 위해 들어가는 물과 자원의 양이 비닐봉투를 만들 때 보다 훨씬 많이 투입되는데 에코백이 환경을 위하는데 의의를 갖기 위해서는 가방 하나당 최소 131번 재사용해야 일회용 비닐봉지보다 환경오염을 덜 초래 것으로 간주된다. 

만약 새로운 에코백을 사고 버리기를 반복하거나 무분별한 마케팅으로 에코백을 남발함으로써 집에 쌓여있는 에코백이 늘어간다면 본래 목적은 퇴색되고 오히려 자원 낭비만 심해지는 격이다. 

연구진은 플라스틱 폐기물을 처리할 때 재활용 시설이 잘 갖춰진 대도시에서는 재사용 비닐봉지를 사용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자원 재생 센터 소장 그제고시 리작(Grzegorz Lisak)은 "비닐봉지 한 장으로 최소 50번 이상 재활용을 할 수 있었다"며 "적절한 처리 과정만 수반되면 비닐봉지가 다른 용기보다 환경에 덜 해롭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최근 플라스틱 대체재로 생산되는 종이 용기, 옥수수 플라스틱 등이 전문 소각 시설, 즉 퇴비로 만들기 위한 전문 시설이 없는 곳에 버려진다면 오히려 제대로 분해가 되지 않아 환경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18년 덴마크에서도 비슷한 연구가 진행됐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각종 포장 가방이 재사용돼야 하는 횟수를 살펴본 결과, 비닐봉지는 최소 37회, 종이봉투는 43회로 나타났다. 반면 면으로된 가방은 최소 7100회는 사용해야 생산 시 발생시킨 오염을 회복시킬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최근 에코백은 면보다는 합성섬유 또는 나일론으로 만들어진 경우가 많아 분해속도를 따지는 게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07년 환경단체와 함께 비닐봉지 대신 천으로 만든 가방, '에코백' 붐을 일으킨 영국 디자이너 안야 힌드마치(Anya Hindmarch)는 올해 2월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든 가방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프로젝트 이름은 '나는 플라스틱 가방입니다(I am a plastic bag)'. 환경을 보호하는 방법은 시대에 따라 끊임없이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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