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핫'한 인공 해변, 환경에는 문제 없나

  • 임병선 기자
  • 2020.10.19 16:45
(사진 Pexels)/뉴스펭귄

손 안에서 흩어지는 흰모래와 들이치는 파도, 백사장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휴식과 놀이 공간이다.

그런데 인공 백사장이 등장했다.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 위치한 '마닐라만 백사장(Manila Bay White Sand Beach)'은 필리핀 정부가 백운석 모래를 가져다 부어 인공적으로 조성한 해변이다. 지난달 19일(현지시간) 개장한 뒤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마닐라 비치를 찾은 사람들이 '셀카'를 찍고 있다

필리핀 정부 측은 쓰레기가 떠밀려오던 마닐라만을 정화하는 동시에, 이 지역을 미적으로 아름답고 관광객이 헤엄칠 수 있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해변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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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러 측면에서 문제가 발견되고 있다. 정부가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채굴을 한 탓에 백운석을 채취한 장소인 세부(Cebu) 알코이(Alcoy) 마을 인근 채굴지가 심각하게 손상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더해 세부 현지 언론은 백운석을 운반하기 위해 배에 싣는 과정에서 바다에 떨어진 백운석 분진의 산성으로 인해 세부 바닷가에 사는 산호가 죽을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나무가 사라진 채굴지 (사진 구글어스 캡처)/뉴스펭귄
(사진 구글어스 캡처)/뉴스펭귄

해당 해변에 사용된 백운석 모래가 인체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리아 로자리오 베르게이르(Maria Rosario Vergeire) 필리핀 보건부 장관은 지난달 7일 백운석에서 발생한 분진이 호흡, 눈, 위장계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비에 상당수 모래가 유실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필리핀 네티즌들은 강한 비가 내리고 난 뒤와 그 전 백사장 모습을 비교한 사진을 SNS에 게시하며 정부의 해변 조성을 비판하고 있다. 반면 이 모든 것은 '가짜 뉴스'라며 해변에는 문제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SNS 상에서 유포되고 있는 마닐라만 해변 비오기 전과 후. 진위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사진 'ATTY NIKKO Ramirez' 페이스북 캡처)/뉴스펭귄

현재 마닐라만 백사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폐쇄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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