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달 기다려' 성과 거둔,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가상 대상작

  • 임병선 기자
  • 2020.10.14 10:46
포옹, 세르게이 고르슈코프 (사진 Sergey Gorshkov)/뉴스펭귄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가상은 나무를 껴안은 호랑이를 촬영한 러시아 사진가가 차지했다.

저명한 야생동물 사진 공모전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가(Wildlife Photographer of the Year)'를 주관하는 영국 자연사박물관(Natural History Museum) 측은 올해 대상 수상작은 세르게이 고르슈코프(Sergey Gorshkov)의 '포옹(The Embrace)'이라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해당 작품은 러시아 극동 지역에만 서식하는 아무르호랑이가 나무를 껴안고 있는 모습을 담고 있다. 호랑이는 영역 표시를 할 대상에 몸을 비벼 체취를 묻게 한다. 세르게이는 센서에 움직임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촬영하는 카메라를 11달 동안 설치해 해당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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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호랑이라고도 불리는 아무르호랑이(학명 Panthera tigris altaica)는 전 세계에 남은 개체수 중 95%가 러시아 동부 극히 일부 지역에만 서식한다. 나머지는 북한, 중국 접경지역에서 발견된다. 한국에서 멸종한 호랑이와 같은 유전적 특성을 가진다고 알려졌다. 아무르호랑이는 2015년 조사 당시 약 530마리가 남은 것으로 밝혀졌고, IUCN 적색목록에 위기(EN, Endangered)종으로 분류된 호랑이의 아종이다. 

배심원 팀 리틀우드(Tim Littlewood) 박사는 "사진이 가진 독특한 감정적 힘을 통해 우리는 자연 세계의 아름다움을 되새기게 됐고 이것들을 지킬 의무가 있다는 점도 다시금 떠올렸다"고 평했다.

세르게이는 시베리아에서 태어나 러시아의 자연환경 속에서 자랐다고 밝혔다. 그는 "한때 야생동물 사냥을 취미로 했으나 아프리카에서 처음 표범을 보고 아름다움에 매료돼 더 이상 동물에 총을 쏠 수 없었다"며 "그다음부터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비교적 어린 연령대 작가에게 수상 기회를 주는 올해의 젊은 야생동물 사진 작가상은 '거위를 잡은 여우(The fox that got the goose)' 작품을 낸 리나 하이키넨(Liina Heikkinen)이 수상했다. 그는 여우 한 마리가 거위를 물고 바위 틈에서 주변을 경계하는 장면을 생생히 담은 작품으로 영예의 주인공이 됐다.

거위를 잡은 여우, 리나 하이키넨(사진 Liina Heikkinen)/뉴스펭귄

대상 외에도 각 부문별 수상이 이뤄졌다. 동물 초상화 부문에서는 코주부원숭이가 눈을 감은 옆모습을 촬영한 작품명 '포즈(The Pose)'의 모겐 트롤(Mogens Trolle), 양서류와 파충류 부문에서는 개구리가 나무 위에서 떨어지지 않고 버티는 장면을 담은 '중심을 잡는 삶(Life in the Balance)'을 촬영한 제임 컬브라(Jaime Culebras) 등이 이름을 올렸다.

한편,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작가 공모전은 앞서 공개된 후보작 중 수컷 가비알 악어가 머리 위에 수많은 새끼 악어를 데리고 다니는 사진으로 지난달 화제가 됐다. 이 작품은 안타깝게 수상은 하지 못했다.

조기교육(Head Start). 드리트맨 무커르지 (사진 Dhritiman Mukherjee)/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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