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과도해진 친절' 과식으로 죽은 희귀 염소
'코로나19로 과도해진 친절' 과식으로 죽은 희귀 염소
  • 임병선 기자
  • 승인 2020.09.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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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flickr)/뉴스펭귄
배것 염소(사진 - flickr)/뉴스펭귄

영국 희귀종 염소가 방문객의 과도한 친절 때문에 과식으로 죽었다.

영국 '아르마시, 밴브릿지, 그레이개번 의회(Armagh City, Banbridge and Craigavon Borough Council)'는 자신들이 운영하는 종보전 농장에서 희귀종인 배것 염소(Bagot goat) 3마리가 방문객이 준 먹이를 과식하고 죽었다고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이들은 일시적으로 방문객 먹이 주기 체험을 금지했다.

(사진  - flickr)/뉴스펭귄
(사진 - flickr)/뉴스펭귄

의회 측은 각 동물이 고유한 맞춤형 식단을 가지고 있다며 방문객들은 먹이를 너무 많이 주거나 부적절한 음식을 주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농장 관계자는 지난 15일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생양파, 생감자 등이 염소 폐사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채소들은 농장에 사는 돼지들에게는 문제가 없지만 염소에게 주게 되면 소화기 자극을 일으키고 가스를 발생시켜 다른 음식을 소화할 수 없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련자들을 확실히 교육하겠다"고 말했다.

의회 측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야외 활동을 찾는 방문객이 많아진 것이 과식의 원인이 됐다며 안타까워했다.

아르마시, 밴브릿지, 그레이개번 의회장 케빈 새비지(Kevin Savage)는 "먹이를 주지 않아야 희귀 가축들이 건강함을 유지할 수 있고, 멸종위기 품종 지속을 보장할 수 있다"며 "농장 관계자들이 적절한 식단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회 측은 향후 먹이 주기 체험을 재개할지는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  - flickr)/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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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것 염소는 수백 년 전부터 방목이 이뤄졌던 가축으로 현재는 영국 내 몇 군데 농장에만 약 200마리~300마리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클라호마대(University of Oklahoma) 동물학과 자료에 따르면 영국 왕 리처드 2세(King Richard II)가 존 배것(John Bagot) 남작에게 자신의 성공적인 사냥을 기념해 하사했다는 1389년 기록이 남아 있다. 배것 염소는 이때 처음으로 공식 기록에 등장하며 배것 가문 문장에도 이 염소가 그려져 있다.

(사진  - flickr)/뉴스펭귄
배것 가문 문장에 배것 염소가 그려져 있다 (사진 - flickr)/뉴스펭귄

현재 과학자들이 DNA 일부 일치를 근거로 제시한 배것 염소 유래 가설은 두 가지다. 프랑스 유래설은 십자군이 론 계곡(Rhone Valley)에서 전쟁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잡아왔다는 가설이고, 포르투갈 유래설을 믿는 학자들은 잉글랜드 왕족 중 한 명이 포르투갈 여행 도중 카스티야(Castile) 지역에서 데려왔다고 주장한다.

(사진  - flickr)/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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