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가게엔 종이빨대, 아이스크림 가게엔 플라스틱 숟가락?

  • 김형수 기자
  • 2019.11.03 08:40
(사진 본사DB)/뉴스펭귄

환경부는 요새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플라스틱과의 전쟁을 치르는 중입니다. 지난해 5월에는 커피전문점 및 패스트푸드점 업체들과 1회용품 줄이기 자발적 협약을 맺었습니다. 세 달 뒤에는 자원재활용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커피전문점 매장 내에서 1회용컵을 사용하는 것이 전면 금지되기도 했습니다. 

커피전문점에서 커피를 주문하면 직원이 “드시고 가실 건가요”하고 물어보는 이유입니다. “네”라고 대답하면 머그컵 등 다회용컵에 커피를 담아줍니다. 텀블러를 들고가면 몇 백원씩 할인을 해주기도 합니다. 

환경부가 추진하는 플라스틱 사용량 감축 정책은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 6월 환경부가 발표한 자발적 협약 이행 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매장 내 1회용컵 수거량은 지난해 7월 206톤에서 올해 4월 58톤으로 약 72% 감소했습니다. 1년간 개인 컵을 이용한 소비자들에게 제공된 할인액수는 29억4045만원에 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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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적극적인 플라스틱 퇴출 움직임에 기업들도 동참하고 나섰습니다. 스타벅스는 도입 초기 고객들 사이에서 ‘금방 흐물흐물해진다’, ‘입술에 닿는 느낌이 이상하다’ 등 불평이 쏟아졌음에도 불구하고 플라스틱 소재 빨대 대신 종이 소재 빨대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엔젤리너스커피, 투썸플레이스 등은 빨대가 없어도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컵 뚜껑을 개발해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커피전문점 앞에서는 거세게 불던 플라스틱 퇴출 바람이 아이스크림 가게 앞에서는 잦아든 모양새입니다. 개인 숟가락을 챙겨다니지 않는 이상 프랜차이즈 아이스크림 매장에 가면 플라스틱으로 만든 튼튼한 숟가락을 써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맛의 아이스크림을 먹을지 결정했다면 그나마 하나만 쓸 수 있지만 결정을 내리지 못해 이것저것 맛을 보게 되면 여러 개를 쓰게 됩니다.

물론 금속이나 나무 등의 소재로 만들어 여러 번 쓸 수 있는 숟가락을 만들어 플라스틱 스푼을 대체하려면 개발 비용도 많이 들고, 설거지를 하느라 인건비도 더 많이 들 겁니다. 플라스틱을 매장에서 되도록 쓰지 않으려 시도하고 있는 다른 업체들도 겪고 있는 어려움입니다. 

파스텔톤이나 원색으로 이뤄진 컬러믹스로 꾸며진 프랜차이즈 아이스크림 점포는 갈 때마다 놀이공원에라도 간 것 같은 느낌을 선사합니다. 한 번 쓰고 버리는 플라스틱 숟가락도 알록달록한 색깔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이제는 소비자들의 눈을 즐겁게 하는 만큼, 마음도 편안하게 해주는 일에 조금 더 힘을 기울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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