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육교는 붉은게 손님만 이용 가능합니다"

  • 임병선 기자
  • 2020.09.06 08:00
(사진 Christmas Island Tourism 홈페이지)/뉴스펭귄

호주 한 섬에는 독특한 번식 방법을 자랑하는 게가 산다.

다리 모양 구조물에 붉은색 생물체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 하지만 인간은 이 다리를 이용할 수 없다. 호주 크리스마스섬에 있는 ‘게 전용 육교’이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섬붉은게는 크리스마스섬에 4000만 마리에서 5000만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숲 속 바닥에 굴을 파고 촉촉한 상태를 유지하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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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David Stanley)/뉴스펭귄

산란철이 되면 바닷가로 이동해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는다. 바닷가로 가기 위해 도로와 바위 등을 넘어가는데 이 과정에서 자동차에 밟혀 죽는 개체가 많다.

(사진 Christmas Island Tourism 홈페이지)/뉴스펭귄

이에 크리스마스섬 국립공원 측은 게 전용 육교를 설치했다. 게들은 육교를 타고 올라가 바닷가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다. 국립공원은 크리스마스섬붉은게 이동철에 도로 일부를 폐쇄하기도 한다.

이 지역 우기가 시작되는 10월에서 11월 사이에 대부분 산란기를 맞는다. 우기 기간에 첫 비가 내리면 이동이 시작된다. 하지만 12월부터 2월까지도 이주하는 붉은게가 발견된다.

(사진 Christmas Island Tourism 홈페이지)/뉴스펭귄

크리스마스섬붉은게는 음력에 맞춰 알을 낳는 독특한 능력을 갖췄다. 달은 움직이면서 약 29.53일 주기로 초승달, 상현달, 보름달, 하현달, 그믐달을 오간다. 이들은 그믐달이 뜬 시기에 바닷물이 가장 높은 시간대가 지나면 알을 낳는다.

(사진 Christmas Island Tourism 홈페이지)/뉴스펭귄

그런데 이때 비가 너무 늦게 오거나 일찍 와서 산란일자를 맞추기 어려워지면 일정을 조절한다. 첫 비가 산란 일자와 너무 가까우면 길을 서두르고, 반대로 첫 비가 산란 일자와 너무 멀면 길을 떠나지 않고 다음 달을 기다린다.

크리스마스섬붉은게 수명은 20년~30년으로 알려졌고 태어난 지 4~5년 후부터 번식 능력이 생긴다. 크기는 약 13cm까지 자란다. 나뭇잎, 꽃, 과일, 동물 사체 등을 먹이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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