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고대 유물? 해저에 숨겨져 있던 기하학적 구조물 정체
혹시 고대 유물? 해저에 숨겨져 있던 기하학적 구조물 정체
  • 임병선 기자
  • 승인 2020.08.2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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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Robotic Fabrication Lab, Swire Institute of Marine Science)/뉴스펭귄
(사진 Robotic Fabrication Lab, Swire Institute of Marine Science)/뉴스펭귄

태풍과 기후변화로 사라져가는 홍콩 산호를 구하기 위한 특이한 모양 구조물이 눈에 띈다.

언뜻 보면 해저에 숨겨져 있던 고대 유물처럼 보이지만, 사진 속 구조물은 홍콩 호이하만(Hoi Ha Wan) 해양공원 해저에 설치된 인공 산호 서식지다.

(사진 Robotic Fabrication Lab, Swire Institute of Marine Science)/뉴스펭귄

호이하만에 있던 산호들은 2015년부터 2016년에 걸친 대량 백화현상에 의해 위기를 맞았다. 그러던 중 2018년 홍콩을 덮친 대형 태풍으로 약 80%가 사라졌다. 이에 더해 기후변화 영향으로 수온이 상승하면서 산호가 다시 번성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이에 홍콩대(University of Hong Kong) 건축학 교수 크리스쳔 레인지(Christian J. Lange)와 홍콩대 해양과학 연구소 SWIMS(Swire Institute of Marine Science)가 홍콩 정부 지원을 받아 프로젝트 팀을 결성해 산호 구하기에 나섰다. 이들은 전통적 친환경 토기류 재질 '테라코타(Terra Cotta)'로 제작한 산호 서식 인공구조물을 개발했다.

프로젝트 팀 설명에 따르면 테라코타 인공구조물은 달라붙기 쉬운 안정적 지반을 제공해 바위에 붙어 사는 산호 생존을 돕는다. 살아남기 어려운 작은 산호가 구조물 틈 사이에 자리잡으면 외부 영향이 줄어들어 살아남을 확률도 늘어난다.

(사진 Robotic Fabrication Lab, Swire Institute of Marine Science)/뉴스펭귄
(사진 Robotic Fabrication Lab, Swire Institute of Marine Science)/뉴스펭귄

재질은 전통적이지만 제작 방식에는 첨단 기술이 도입됐다. 테라코타 전통 제작 방식은 점토를 빚은 다음 굽는 과정을 거치지만, 프로젝트 팀은 점토 3D프린터로 구조물을 인쇄해 섭씨 1125도에서 구웠다. 디자인은 산호가 가진 패턴에서 따 왔다.

산호 (사진 flickr)/뉴스펭귄
산호 (사진 flickr)/뉴스펭귄
(사진 Robotic Fabrication Lab, Swire Institute of Marine Science)/뉴스펭귄
(사진 Robotic Fabrication Lab, Swire Institute of Marine Science)/뉴스펭귄

프로젝트 팀은 테라코타 재질이 산호 서식지 조성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설명에 따르면 테라코타를 이루는 구성물이 산호 군집인 산호초를 구성하는 탄산칼슘과 비슷하다. 

(사진 Robotic Fabrication Lab, Swire Institute of Marine Science)/뉴스펭귄
(사진 Robotic Fabrication Lab, Swire Institute of Marine Science)/뉴스펭귄

테라코타는 설치 이후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면에서도 뛰어나다. 이들은 점토인 테라코타가 부숴져 해저에 쌓여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사진 Robotic Fabrication Lab, Swire Institute of Marine Science)/뉴스펭귄
(사진 Robotic Fabrication Lab, Swire Institute of Marine Science)/뉴스펭귄

테라코타는 해안 구조물에 일반적으로 쓰이는 콘크리트에 비해 해양 생태계에 긍정적이다. 콘크리트에 사용되는 시멘트는 강한 염기성을 띠기 때문에 바다에 설치 시 주변 해양생물에 피해를 주지만 테라코타는 안전하다. 

(사진 Robotic Fabrication Lab, Swire Institute of Marine Science)/뉴스펭귄
(사진 Robotic Fabrication Lab, Swire Institute of Marine Science)/뉴스펭귄

콘크리트와 비교해 테라코타 생산과정에서 탄소가 적게 배출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콘크리트 주재료인 시멘트 제조 과정에서 산화칼슘을 얻기 위해 석회석에 열을 가하면 이산화탄소가 대량 발생한다. 콘크리트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 약 8%를 차지하는데 이중 대부분이 시멘트 제조 시 배출된다. 테라코타는 점토를 구울 뿐,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프로젝트 팀은 해당 구조물을 호이하만에 살던 산호 중 3종(Acropora, Platygyra, Pavona)과 함께 호이하만 내 위치한 해양센터와 해변에 시험 도입, 경과를 살피고 있다. 

(사진 Robotic Fabrication Lab, Swire Institute of Marine Science)/뉴스펭귄
(사진 Robotic Fabrication Lab, Swire Institute of Marine Science)/뉴스펭귄

프로젝트 팀은 이번 개발이 전 세계 해안에서 사라져가는 산호를 지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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