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님 서해엔 어쩐 일로..."니들이 동해 물 데워놔서"

  • 임병선 기자
  • 2020.08.24 10:32
카리브해 오징어 (사진 위키미디어 커먼스)/뉴스펭귄

동해에 주로 서식하던 오징어가 최근 서해와 남해에서 살게 된 이유는 기후변화에 따른 먹이사슬 변화 때문이다.

23일 해양수산부 발표에 따르면 해수부 '장기해양생태계 연구'에 참여한 이충일 강릉원주대 교수와 이상헌 부산대 교수 연구진은 수온 상승에 의한 바닷속 플랑크톤 종 변화를 밝혀냈다. 플랑크톤 종 변화는 오징어가 동해에서 서해와 남해로 서식지를 이동한 원인이 됐다.

연구진이 1985년부터 지난해까지 동해 수온을 분석한 결과, 2000년대 연평균 표층 수온은 20여 년 전인 1980년대보다 약 0.65℃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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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표층 온도가 상승하면 해수 밀도가 낮아져서 밀도가 높은 저층 해수와 잘 섞이지 않는 '혼합 약화' 현상이 나타난다. 혼합 약화 현상은 식물플랑크톤 대형 종보다 소형 종이 더 많이 번식하게 한다. 해양생물 기초 먹이인 플랑크톤은 한 해역 먹이사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기후변화에 따른 동해 먹이피라미드 변화 (사진 해양수산부)/뉴스펭귄

연구진은 "(플랑크톤 소형종이 더 잘 번식하게 된 이유는) 바다 저층으로부터 식물플랑크톤 성장에 필요한 중요 영양염 공급이 감소했기 때문"이라며 "이런 환경 조건에서 작은 식물플랑크톤이 큰 식물플랑크톤에 비해 성장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로 인해 식물플랑크톤을 먹이로 삼는 동물플랑크톤 크기에도 변화가 일어난다고 말했다. 동물플랑크톤을 먹는 오징어도 크기가 큰 양질의 먹이를 찾아 여름에는 서해로, 겨울에는 남해로 이동한다는 설명이다.

오징어 이미지 (사진 Pixabay)/뉴스펭귄

연구진은 해당 연구 결과를 미국 하구·연안학회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하구와 연안'(Estuaries and Coasts) 5월호에 게재했다.

송명달 해수부 해양환경정책관은 "그간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 영향 연구는 수온 상승 등 해양의 물리적 환경변화를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이번 연구는 해양생태계와 수산자원 변화에 대한 연구가 중요함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동그라미로 표시된 오징어 어장이 동해 북부로 확장하고 있다 (사진 해양수산부)/뉴스펭귄

그는 "기후변화 연구 대상 해역을 확대해 해양생태계와 수산자원 연구를 지속하고, 해양생태계 모델 개발과 적용을 통해 다양한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적응전략을 수립,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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