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삼켰는데... 개구리 항문 밖으로 살아나오는 이 벌레 (영상)

  • 남주원 기자
  • 2020.08.05 13:33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를 몸소 실천하는 곤충이 있다?

일본 고베대학교 스기우라 신지(Shinji Sugiura) 교수가 이끈 연구진은 논에 사는 수생 딱정벌레 '콩알물땡땡이(Regimbartia attenuata)'가 참개구리에게 먹힌 뒤 항문을 통해 산 채로 나온다는 사실을 밝혔다. 

(a)콩알물땡땡이, (b)참개구리, (c)참개구리 항문을 통해 콩알물땡땡이가 탈출하는 모습(사진 Current Biology)/뉴스펭귄

연구진은 참개구리에게 콩알물땡땡이를 먹이로 주고 관찰했다. 그 결과 참개구리가 삼킨 콩알물땡땡이의 93.3%가 6시간 내 개구리 배를 통과해 항문으로 살아서 탈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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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는 이빨이 없어 먹이를 산 채로 삼키는데, 이때 강력한 소화 시스템과 소화액이 먹이를 죽이는 역할을 한다. 또 참개구리는 일반적으로 소화 못하는 먹이를 하루가 지난 뒤에나 배설한다. 

그런데 콩알물땡땡이가 6시간 안에 개구리 항문을 통해 살아 나왔다는 것은 그들이 장 속을 적극적으로 헤쳐 지나 괄약근까지 자극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콩알물땡땡이 다리를 왁스로 고정해 제 기능을 못하게 한 결과, 그들은 개구리 소화기관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죽은 채 배설됐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몸길이 0.38~0.5cm 정도인 콩알물땡땡이가 약 6~9cm인 참개구리 장 속에서 '다리'를 이용해 필사적으로 헤엄쳐 탈출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콩알물땡땡이와 비슷한 곤충인 애넓적물땡땡이는 개구리 소화기관에서 살아남지 못했다(사진 Current Biology)/뉴스펭귄

콩알물땡땡이는 항문으로 빠져나올 때마다 배설물을 뒤집어쓴 상태였는데, 연구진은 콩알물땡땡이 몸을 감싸고 있는 매끄럽고 단단한 외골격(등딱지)이 개구리의 강력한 소화액을 무력화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콩알물땡땡이가 다리로 개구리의 괄약근을 자극해 배변 반사를 유도한다고 추정했다.

스기우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먹잇감이 천적의 소화기관에서 '능동적으로' 탈출한 첫 사례”라며 “앞으로 딱정벌레가 어떻게 개구리 괄약근을 자극하는지 등 추가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 과학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2020년 8월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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