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천국'에서 '지옥' 된 하와이서 신종 달팽이 발견

  • 임병선 기자
  • 2020.07.28 11:00
하와이서 발견된 신종 달팽이 'Auriculella gagneorum' (사진 Yeung NW, Slapcinsky J, Strong EE, Kim JR, Hayes KA)/뉴스펭귄

하와이 제도에서 달팽이가 심각한 멸종 사태를 맞은 가운데, 신종이 발견됐다.

하와이 제도는 포식자가 없는 환경 덕에 여러 달팽이 고유종이 번성했지만, 인간이 섬에 들어와 서식지를 파괴하고 가축을 기르면서 그 수가 급격히 줄었다. 인간이 들여온 외래종 달팽이가 토종 달팽이를 먹으면서 멸종도 더 빠르게 진행됐다.

하와이 서식 달팽이종은 한때 6000종 이상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나, 현재는 750종만 발견된다. 달팽이는 1600년대 이후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멸종 중인 동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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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주 오아후(Oahu) 섬 달팽이도 같은 운명을 맞았다. 이 섬에는 아름다운 무늬를 가진 달팽이가 흔하게 서식했다. 하지만 인간 유입 이후 오아후 섬 달팽이는 41종에서 13종으로 줄었다. 

(사진 위키미디어 커먼스)/뉴스펭귄

현재 오아후 섬 모든 달팽이 종은 멸종위기다. 특히 아우리쿨렐리나에(Auriculellinae)속 달팽이는 더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한 분류다.

그러던 중 오아후 섬에서 60년 만에 신종 아우리쿨렐리나에속 달팽이가 발견됐다. 미국 하와이 비숍박물관(Bishop Museum) 연체동물학자 등 연구진은 오아후 섬 와이아나에(Waianae) 산에서 채집한 달팽이가 새로운 하와이 고유종 달팽이라는 내용을 담은 논문을 생물학 학술지 ‘주키스(Zookeys)’에 지난 20일(현지시간) 게재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신종 달팽이 알, 어린 개체, 성체 (사진 Yeung NW, Slapcinsky J, Strong EE, Kim JR, Hayes KA)/뉴스펭귄

이들은 최근 10년 간 하와이 제도 곳곳에서 살아 있는 달팽이를 채집해 비숍박물관에 보관 중이던 달팽이 껍데기 표본과 비교했다. 그 결과, 한 달팽이가 1912년 채집된 표본과 같은 종임이 밝혀졌다. 

이 종은 첫 발견 이후 특정 종이라는 증거가 부족해 신종으로 등록되지 않았다. 연구진이 이번 생존 개체를 발견하면서 학명 ‘Auriculella gagneorum’으로 새롭게 등록했다. 해당 종은 다 자라도 등껍질 길이 5mm로 소형에 속한다.

신종 달팽이 껍데기 (사진 Yeung NW, Slapcinsky J, Strong EE, Kim JR, Hayes KA )/뉴스펭귄

연구진은 이번 신종 달팽이 발견 사례를 통해 멸종한 것으로 추정되는 일부 달팽이 종도 살아 있으리란 희망을 품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 조사 결과, 아직 발견되지 않은 약 300종 달팽이가 하와이 제도 곳곳에 생존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달팽이들은 숲의 유기물을 분해하고 균류를 먹어 숲 환경에 일조한다. 또 섬 고유종인 포식성 애벌레와 새의 먹이가 되는 등 생태계 기반을 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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