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서 무리 이끌던 수컷 고릴라, 밀렵꾼 창에 관통사

  • 임병선 기자
  • 2020.06.15 11:02
살해된 수컷 고릴라 '라피키' (사진 'Uganda Wildlife Authority' 페이스북 캡처)/뉴스펭귄

우간다에서 멸종위기 고릴라 한 마리가 밀렵꾼 창에 찔려 숨졌다.

우간다 야생동물보호국(Uganda Wildlife Authority)은 브윈디 임페네트레이블 국립공원(Bwindi Inpenetrable National Park)에서 수컷 고릴라 ‘라피키(Rafiki)’를 창으로 찔러 죽인 밀렵꾼 네 명을 구속했다고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국립공원 내 고릴라를 모니터링하던 보호국 측은 지난 1일 라피키가 사라진 것을 확인해 수색에 나섰고 그다음 날 라피키가 복부 위에 관통상을 입은 채 죽은 것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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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윈디 국립공원에서 촬영된 고릴라 (사진 flickr)/뉴스펭귄

수사 팀은 인근 마을을 탐문하던 중 용의자 브야무카마 펠릭스(Byamukama Felix) 집에 숨겨져 있던 창, 덫과 같은 밀렵 도구와 야생 돼지고기를 발견해 지난 4일 체포했다.

펠릭스는 수사 도중 라피키를 살해했다고 시인했다. 그는 밀렵 도중 고릴라 무리와 마주쳤는데 라피키가 공격해 와 자기 방어를 위해 창으로 찔렀다고 주장했다.

용의자 브야무카마 펠릭스 (사진 'Uganda Wildlife Authority' 페이스북 캡처)/뉴스펭귄

수사팀은 펠릭스의 증언을 토대로 공범 3명을 지난 7일 구속했다. 용의자 네 명은 구치소에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멸종위기종 살해 범죄는 우간다 법률에 따라 종신형 혹은 540만 달러(한화 약 65억 2000만 원) 벌금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라피키는 전 세계 600여 마리만 남은 마운틴고릴라(학명 Gorilla beringei ssp. beringei) 종이다. 수컷 마운틴 고릴라는 나이가 들면 등에 난 털이 검은색에서 은색으로 변한다. 이렇게 등이 은색이 된 고릴라를 '실버백 고릴라'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나이와 경험이 많은 실버백 고릴라가 무리를 이끌게 된다. 

라피키는 자신이 이끌던 무리의 유일한 실버백 고릴라였다. 전문가들은 라피키가 죽은 후 해당 무리를 이끌 만한 고릴라가 없어 무리가 와해될까 걱정하고 있다.

브윈디 국립공원에서 촬영된 실버백 고릴라 (사진 flickr)/뉴스펭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레드 리스트는 마운틴고릴라를 위기종으로 분류한다.

라피키와 다른 무리에 속한 암컷과 새끼 마운틴고릴라 (사진 'Uganda Wildlife Authority' 페이스북 캡처)/뉴스펭귄
마운틴고릴라는 IUCN 레드 리스트에 위기종으로 분류됐다 (사진 IUCN)/뉴스펭귄

한편, 영화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마운틴고릴라를 구하기 위해 콩고민주공화국 국립공원 밀렵 감시대 활동을 돕는 20만 달러(한화 약 2억 4100만 원) 규모 기금을 지난달 조성해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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