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새끼 위한 서글픈 식사...자연으로 돌아간 황새가 먹은 것 (영상)

  • 임병선 기자
  • 2020.05.18 10:55

자연으로 돌아간 황새가 작은 새를 먹는 영상이 포착됐다. 먹이의 정체가 충격적이다.

황새 한 마리가 둥지 바닥에서 부리로 무언가 집어 올린다. 자그마한 쥐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성체 황새가 해당 물체를 흔들자 작은 날개가 드러나고 새처럼 보인다. 입 쪽으로 꿀꺽 삼키려는 모습을 볼 때 먹으려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먹이가 잘 안 넘어가는지 연신 내려놨다 들었다를 반복하며 삼키기를 시도한다. 결국 다른 성체 황새가 둥지로 날아올 때쯤 먹이를 꿀떡 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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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황새가 먹은 것은 사체로 추정되는 제 새끼다. 영상을 보면 알 수 있듯 먹이가 된 새끼는 다른 살아있는 새끼에 비해 크기가 매우 작다. 해당 영상은 충남 예산군에서 지난달 11일 촬영됐다.

한 폴란드 조류학자 논문에 따르면 황새 새끼는 태어난 이후 2달 동안 먹이를 많이 필요로 하기 때문에 마지막에 깨는 약한 새끼까지 살려면 먹이가 충분해야 한다. 만약 그렇지 못한 상황이면 부모 황새는 미리 알을 버리거나 태어난 이후라면 새끼를 먹는다는 설명이다.

황새는 한국에서 멸종했었다. 이에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은 문화재청 지원을 받아 천연기념물인 황새 복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1996년부터 인공 서식지를 만들어 황새를 번식하고 자연에 방사한다.

황새 (사진 문화재청)/뉴스펭귄

해당 황새 부모는 황새생태연구원이 방사한 개체다. 두 황새는 다리에 각각 A10(수컷), B10(암컷) 표지를 달고 있다.

이 상황을 접한 황새생태연구원 김수경 박사는 지난 14일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새끼는 죽은 지 하루 정도 지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설명에 따르면 새끼를 먹은 황새는 수컷, 나중에 날아온 것은 암컷 황새다.

김 박사는 “(황새가) 사육장 안에서도 마지막에 깨어난 작은 새끼를 먹거나 던져버리는 일이 드물게 벌어진다. 야생에 방사한 개체 중 이런 행동이 관찰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죽은 새끼를 먹는 것은 황새만의 특징은 아니다. 몸이 약해 죽은 가장 어린 새끼 사체를 다른 새끼에게 나눠주는 황조롱이 영상이 포착되기도 했다.

최근 영국에서는 새끼 황새가 1416년 이후 약 600년 만에 부화했다. 영국의 경우 황새를 방사하는 활동은 하지 않지만 영국을 거쳐가는 황새를 모니터링하는 단체가 있다.

이 단체는 황새 한 쌍이 영국 웨스트서섹스(West Sussex) 지역에 둥지를 틀고 알 다섯 개를 낳은 것을 지난 4월 초 발견했다. 이어 지속적인 관찰을 통해 알 다섯 개 모두 부화를 마친 사실을 지난 1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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