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난리난 장수말벌...인종차별 논란 이유는?

  • 임병선 기자
  • 2020.05.15 17:15
장수말벌 (사진 flickr)/뉴스펭귄

미국에서 촉발된 '아시아 킬러 말벌'이라는 말 때문에 장수말벌이 한국 SNS 이용자 사이에서 화제다.

미국 언론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는 지난 가을 미국 워싱턴주 북부 지역에서 아시아 지역 토종인 장수말벌이 발견됐고, 이에 대비해 장수말벌을 막아내야 한다고 지난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장수말벌은 일반 꿀벌 집을 습격해 꿀벌을 모두 죽이고 애벌레를 잡아먹는 탓에 양봉업자들에게 큰 위협이다.

뉴욕타임스와 더 힐이 보도 과정에서 장수말벌의 해외 명칭인 ‘아시아 큰 말벌(Asian Giant Hornet)’을 소개하면서 ‘살인 말벌(Murder)’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UPI통신은 밴쿠버에서 발견된 장수말벌이 “한국에서 온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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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한국 언론은 해당 발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미국에서 퍼지고 있는 아시아인 혐오를 부추긴다고 보도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한국 언론 보도를 공유하며 “아시아 킬러 말벌이라는 말은 인종차별”이라며 “장군님(장수말벌) 매운맛을 봐라”라고 말해 화제가 됐다.

미국 양봉업자는 처음 맞이하는 장수말벌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일반 양봉에 활용되는 벌인 양봉꿀벌(Western honey bee) 입장에서는 생전 처음 보는 외래종 장수말벌 습격에 대처하는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장수말벌이 보여주는 위력은 미국 양봉업자를 긴장케 할 만하다. 장수말벌 30마리가 3만 마리의 꿀벌을 죽여 양봉용 벌집을 초토화시키고 애벌레를 벌집에서 꺼내 잡아먹는 영상이 과거 화제가 됐다. 당시 힘겹게 맞서 싸우지만 차례로 죽어나가는 꿀벌을 보며 많은 이가 안타까워했다.

한국 양봉에서 쓰이는 벌도 장수말벌 공격에 취약하지만 장수말벌과 오랜 시간 싸워온 한국 양봉업자들은 벌집을 곧잘 지켜내곤 한다.

SNS에서 장수말벌이 주목받으면서 관련 정보도 함께 공유됐다. 한국 토종 꿀벌이 장수말벌의 습격을 막아내는 방법도 다시금 화제가 됐다. 한국 토종 꿀벌은 오랜 시간 장수말벌의 공격을 막아 내며 특별한 공성 방법을 고안해냈다.

토종 꿀벌은 집 근처에 장수말벌이 나타난 것을 발견하면 벌집으로 돌아와 몸짓으로 동료들에게 나타난 적이 얼마나 큰지, 얼마나 가까운지 알린다. 또 장수말벌이 찾아오면 페로몬을 뿌려 동료를 모은다. 그리고 한꺼번에 달려들어 공 형태로 장수말벌을 둘러싸고 날개를 강하게 움직여 열을 발생시킨다.

수백 마리 꿀벌은 공 내부 온도를 섭씨 46도(장수말벌은 죽고 꿀벌은 살 수 있는 온도) 정도로 뜨겁게 만들고, 열에 버티지 못한 장수말벌은 ‘구워져’ 죽는다. 이런 과정에서 꿀벌 무리도 피해를 입지만 장수말벌을 무찌를 수 있다.

꿀벌이 내뿜는 이산화탄소가 공 내부에 밀집돼 장수말벌이 질식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장수말벌은 벌로서는 거대한 크기를 가졌기 때문에 ‘장수’라는 호칭이 잘 어울린다는 평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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