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혼란 틈타 코뿔소 죽이고 뿔 잘라간 인도 밀렵꾼

  • 임병선 기자
  • 2020.05.13 12:09
뿔이 잘린 채 발견된 코뿔소 사체 (사진 카지랑가 국립공원)/뉴스펭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혼란스러운 상황을 틈타 인도에서 코뿔소가 밀렵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인도 아쌈(Assam)주 카지랑가 국립공원(Kaziranga National Park)에서 뿔이 잘려 나간 코뿔소 사체가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간) 발견됐다. 공원 관계자 시바쿠마르(Sivakumar)는 “코뿔소가 죽은 지 약 2~3일 지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공원 측은 사체에서 총알을 발견했고 근처에서 AK-47(밀렵꾼이 주로 사용하는 총기) 탄환 8개를 찾아 밀렵 사건으로 특정하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 국립공원에서 처음 발생한 밀렵 사건인 데다 지난해 4월 이후 1년 1개월 동안 인도 국립공원에서 밀렵 사건이 발생하지 않은 터라 관계자들은 상심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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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측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밀렵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립공원이 폐쇄돼 일반인이 출입하지 못하자 밀렵꾼이 활동하기 편해졌다는 설명이다. 

밀렵꾼은 코뿔소를 죽여 가장 값이 나가는 뿔만 잘라 중국 암시장을 비롯한 몇 개 시장에 비싼 값에 팔아넘긴다. 코뿔소 뿔은 중국에서는 전통 약재로 불법 거래된다.

밀렵 당해 죽은 코뿔소 종은 인도코뿔소(학명 Rhinoceros unicornis)로 한때 인도 지역에 널리 분포했지만 사냥과 서식지 감소로 지금은 카지랑가 국립공원이 위치한 아쌈 지역 북동부에만 서식하고 있다. 카지랑가 국립공원 내에는 2413마리(2018년 기준)가 서식한다고 알려졌다.

인도코뿔소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레드 리스트에는 취약종으로 분류돼 있다. 세계자연기금(WWF)이 지정한 심각한 밀렵 위기에 시달리는 종 중 하나다.

새와 한때를 보내는 인도코뿔소 (사진 flickr)/뉴스펭귄
인도코뿔소는 IUCN 레드 리스트에 취약종으로 분류됐다 (사진 IUCN)/뉴스펭귄

한편,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밀렵 위협이 증가하는 일은 다른 나라에도 있다. 영국 언론 BBC는 야생동물보호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최근 케냐에서 증가한 밀렵 실태를 지난 7일 보도한 바 있다. 설명에 따르면 케냐를 찾는 관광객이 급감해 사파리투어 수입이 줄었다. 이에 국립공원 측은 밀렵 단속 인력을 감축했고 밀렵 횟수가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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