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동 멈추면 폐사" 일본 원전이 만든 열대어 군락

  • 임병선 기자
  • 2020.05.11 14:03
원자력 발전소 (사진 Pixabay)/뉴스펭귄

일본 원자력 발전소로 인해 해당 지역에 살지 않던 열대 종이 군락을 이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후쿠시마 사고가 일어났을 때 이 열대 종 떼가 폐사하기도 했다.

원자력 발전소와 석탄 화력 발전소는 전기 발전을 위해 해수를 이용한다. 발전 과정에서 따듯해진 해수를 바다에 다시 방류하기 때문에 근처 바다 수온이 증가한다. 발전소 건설 이면에는 해양 생태계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뒤따른다.

일본 교토대학(京都大学) 마스다 레이지(益田 玲爾)는 발전소가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 교토 해안 세 군데(원자력 발전소 해수 방출 해역, 석탄 화력발전소 방출 해역, 일반 해역)에서 2004년부터 해양 생태 조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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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에 인접한 다카하마 원자력 발전소 (사진 flickr)/뉴스펭귄

그는 세 군데 조사지 중 하나인 다카하마(高浜) 원자력 발전소 근처에서 열대어 파랑돔(학명 Pomacentrus coelestis)과 무지개놀래기(학명 Stethojulis interrupta), 열대 무척추동물 석회성게(Diadema antillarum)를 조사 첫 해 발견했다. 교토에 접한 동해는 해양 수온이 낮아 열대어가 살지 않지만 수온 상승과 포식자가 없는 환경 덕분에 새로운 열대어 군락지가 만들어진 것이다.

다카하마 원자력 발전소가 후쿠시마 원자력 사고 발생 여파로 2012년 2월 가동을 중단하자 이 지역 열대종이 자취를 감췄다가 2017년 가동이 재개된 후 다시 나타났다. 연구자는 이를 계기로 원자력 발전소에 의해 해양 생태계가 바뀌었다고 결론 내렸다.

연구자는 다카하마 발전소가 가동이 멈췄을 당시 죽은 열대어와 성게를 봤다는 해당 지역 다이버의 증언과 폐사한 열대 종 사진을 확보하기도 했다. 연구자 설명에 따르면 발전소 근처 조사지는 방출되는 따듯한 해수로 인해 한겨울에도 해수 온도가 13.6도로 유지된다. 다른 두 곳은 각각 12.3도(석탄화력 발전소 근처 조사지), 11.7도(교토 일반 해역 조사지)로 기록됐다.

A·B는 발전소가 가동중일 때 발견됐던 흔히 발견됐던 파란돔, 무지개놀래기. C·D는 가동 중단 당시 폐사한 열대종 (사진 마스다 레이지)/뉴스펭귄

해당 논문은 과학지 플로스원(PLoS ONE)에 지난 6일(현지시간)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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