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입고 땅에 묻으면 '벌레 밥' 되는 식물성 티셔츠
다 입고 땅에 묻으면 '벌레 밥' 되는 식물성 티셔츠
  • 남주원 기자
  • 승인 2020.04.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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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펄프와 조류로 제작된 티셔츠(사진 'Vollebak')/뉴스펭귄
목재펄프와 조류로 제작된 티셔츠(사진 'Vollebak'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식물성으로 만들어져 다 입고 땅에 묻으면 '지렁이 밥'이 되는 티셔츠가 있다.

영국 기반 아웃도어 브랜드 볼레백(Vollebak)의 '식물과 조류 티셔츠(Plant and Algae T Shirt)'는 전적으로 숲과 바이오리액터(생물반응장치, 미생물을 이용해 발효·분해·합성·변환 등을 하는 장치)에서 자란 식물과 조류(물 속에 사는 광합성 생물)로 만들어졌다. 

자연으로부터 만들어졌을 뿐 아니라 다 입은 후 토양에 묻으면 12주 안에 생분해돼 자연으로 되돌아간다.

평소 착용할 땐 생분해되지 않아 수명은 일반적인 다른 티셔츠와 동일하다. 다만 조류로 염색된 디자인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색이 변한다. 일단 물에서 제거된 조류는 생존할 수 없으므로, 티셔츠의 자연색소는 공기와 접촉하자마자 산화가 시작된다.

티셔츠 형태를 오래 지속하려면 가능한 적은 양의 세제를 사용해 차가운 물로 손빨래하는 게 좋다.

닉과 스티브 티드볼(사진 'Vollebak'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닉과 스티브 티드볼(사진 'Vollebak'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볼레백은 쌍둥이 형제 디자이너 닉(Nick)과 운동선수 스티브 티드볼(Steve Tidball)에 의해 설립됐다. "우리는 미래에서 옷을 만든다(We make clothes from the future)"라는 모토 아래, 이들은 과학·기술을 사용해 미래지향적이고 지속가능한 의류를 제작한다. 

목재펄프와 조류로 제작된 티셔츠(사진 'Vollebak'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목재펄프와 조류로 제작된 티셔츠(사진 'Vollebak'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식물과 조류 티셔츠'는 셔츠 자체는 플라스틱 대신 유칼립투스와 너도밤나무 펄프로, 앞면 디자인은 화학염료 대신 조류를 사용해 만들어졌다.

모든 목재펄프는 지속가능산림협회에서 수확, 산림인증시스템과 친환경 생산공정을 통해 직물로 변한다.

조류는 생물반응장치에서 쉽게 자란다(사진 'Vollebak'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조류는 생물반응장치에서 쉽게 자란다(사진 'Vollebak'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볼레백 형제 디자이너는 "7만5000가지 이상 종으로 이뤄진 조류는 15억 년 된 우주시대 물질로 생각할 수 있다"며 "조류는 모든 생명체의 원천이자 생존의 열쇠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류는 빠른 성장을 위해 빛과 이산화탄소, 물만 필요로 하기 때문에 바이오리액터에서 쉽게 자란다"고 덧붙였다.

다 입은 티셔츠는 지렁이, 달팽이 등 벌레들의 맛있는 식량이 된다(사진 'Vollebak'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다 입은 티셔츠는 지렁이, 달팽이 등 벌레들의 맛있는 식량이 된다(사진 'Vollebak'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볼레백에 따르면 티셔츠 수명이 다하면 퇴비와 함께 버리거나 토양에 구멍을 파 묻으면 끝이다. 그럼 이후의 일은 자연이 알아서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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