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많은 야생동물 해치는 포유류, 그 정체는?

  • 남예진 기자
  • 2023.12.19 16:46
실외고양이는 2000종 이상의 동물을 사냥한다. (flickr Eddy Van 3000)/뉴스펭귄
실외고양이는 2000종 이상의 동물을 사냥한다. (flickr Eddy Van 3000)/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사람들이 반려동물로 삼는 고양이가 포유동물 중 가장 다양한 종을 해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오번대학교 연구진은 '실외고양이(Outdoor Cat)'가 2000종 이상의 동물을 해치고 있다고 국제 학술지 '네이처커뮤니케이션'에 지난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실외고양이는 야생고양이와 유기된 고양이, 마당에서 키우는 '마당냥이' 등을 말한다.

고양이는 사람에게 친숙한 반려동물이지만, 송곳니와 발톱이 발달해 뛰어난 사냥 실력을 자랑하는 포식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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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실내에서만 생활하는 고양이와 달리, 실외고양이는 수많은 토착종을 해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호주에선 연간 토착종 약 15억 마리가 실외고양이로 인해 목숨을 잃고 있다.

이에 연구진은 실외고양이가 전세계 생물다양성에 얼마나 큰 피해를 주는지 추산하고자 연구자료 530건 이상을 검토했다.

조사 결과 실외고양이는 1990년대 이후 총 2084종을 사냥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건 조류(981종)였으며, 파충류(463종)와 포유류(431종), 곤충(119종), 양서류(57종)가 그 뒤를 이었다.

주저자인 크리스토퍼 렙치크 박사는 "포유동물 중 이렇게 많은 종을 사냥하는 동물은 없다"며 "고양이는 먹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먹어 치우고 있다"고 말했다.

고양이는 주로 쥐, 집참새 등 소형동물을 사냥하지만, 에뮤, 황소개구리 등 몸집이 큰 동물도 사냥했다.

고양이가 사냥한 동물 중 16.65%, 즉 347종은 멸종위기종이다. (사진 A global synthesis and assessment of free-ranging domestic cat diet 논문)/뉴스펭귄
고양이가 사냥한 동물 중 16.65%, 즉 347종은 멸종위기종이다. (사진 A global synthesis and assessment of free-ranging domestic cat diet 논문)/뉴스펭귄

실외고양이가 사냥한 동물에는 푸른바다거북, 뉴웰시어워터 등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멸종위기종으로 등재된 347종도 포함됐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는 목격담 등을 제외하고 문서화된 사례만 검토했기 때문에 수치는 과소평가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포유류와 조류는 고양이 배설물 속에 섞인 뼈와 털을 통해 피해 규모를 추정할 수 있지만, 양서류와 곤충은 유해를 발견하기 어려운 탓에 피해 규모를 추정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또 호주와 북미 지역에서는 고양이가 생태계에 끼치는 영향에 관해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지역에선 관련 연구자료가 부족한 상황이다.

연구진은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지역의 연구자료가 부족하면 실외고양이의 영향력을 평가하기 위한 중요한 열쇠를 놓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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