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치 100배' 고래 몸속에서 검출된 PCB

  • 박연정 기자
  • 2023.11.29 14:08
범고래. (사진 WWF)/뉴스펭귄
범고래. (사진 WWF)/뉴스펭귄

[뉴스펭귄 박연정 기자] 영국 해역에서 발견된 고래와 돌고래 약 50%가 유해 독성 화학물질에 노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화학학회지(ACS Publication)에 27일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영국 해역에서 발견된 고래와 돌고래 약 50%의 체내에서 유해 독성 화학물질 폴리염화비페닐(이하 PCB)이 검출됐다.

PCB는 쉽게 분해되지 않는 매우 위험한 화학물질이다. 강한 독성과 높은 체내 잔류성, 축적성을 가졌다. 어류와 무척추동물에게 특히 유독하며 사람에게 노출될 경우 간 기능 장애, 피부염, 현기증 등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세계자연보호기금은 1997년 PCB를 환경호르몬으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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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이 영국에 서식하는 해양포유류 11 1000마리를 분석한 결과 범고래, 병코돌고래, 흰부리돌고래 등에서 PCB 농도가 가장 높았다.

이는 '생물농축확대' 현상 때문이다. 생물농축확대는 먹이사슬을 통해 상위 단계의 포식자로 이동할수록 오염이 축적되는 것을 말한다. 먹이사슬 하위에 있는 플랑크톤이 독소를 흡수하면, 생물농축확대 현상으로 먹이사슬 상위 포식자인 고래의 체내 독소 함량이 가장 높아지는 식이다.

실제 2017 영국 스코틀랜드 타이리섬에서 죽은 채 발견된 범고래 '룰루'는 당시 몸속에 독성물질 950㎎/㎏(0.033oz/2.2lb)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안전 수 9㎎/㎏ 100배가 넘는 양이었다. 그동안 해양포유류에서 발견된 PCB 농도 중 가장 높았다.

흰부리돌고래. (사진 The Wildlife Trusts)/뉴스펭귄
흰부리돌고래. (사진 The Wildlife Trusts)/뉴스펭귄

런던동물학회(ZSL) 동물학연구소 주요 저자 로지 윌리엄스 박사는 "PCB는 전세계적으로 금지된 지 20년이 넘었지만 야생동물 몸속에서 우려될 정도로 높은 농도가 검출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동물들의 면역계와 생식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가 섭취하는 먹이 일부는 같은 생태계에 의존하고 있다. 해양 생물 미래뿐 아니라 인간의 건강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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