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잠 동거메이트 된 토끼박쥐·황금박쥐

  • 남주원 기자
  • 2023.11.22 11:33
이달 치악산에서 발견된 토끼박쥐. (사진 치악산국립공원사무소)/뉴스펭귄
이달 치악산에서 발견된 토끼박쥐. (사진 치악산국립공원사무소)/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멸종위기 토끼박쥐와 붉은박쥐가 겨울잠을 위한 보금자리를 나눠쓰고 있다. 

국립공원공단은 치악산에서 토끼박쥐와 붉은박쥐가 함께 동면하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치악산국립공원사무소는 붉은박쥐가 처음 발견된 2015년부터 시민과학자들과 해마다 붉은박쥐 동면 현황을 모니터링해왔다. 그러던 중 이달 3일, 붉은박쥐와 같은 장소에서 겨울잠을 자고 있는 토끼박쥐도 확인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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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박쥐와 붉은박쥐의 동거가 특별한 이유는 본래 두 박쥐의 서식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토끼박쥐는 몸에 서리가 붙어 반짝거릴 정도의 낮은 온도에서 겨울잠을 잔다. 반면 붉은박쥐는 따뜻하고 습도가 높은 동굴 안쪽에서 동면한다.

이달 치악산에서 동면이 확인된 붉은박쥐. 개체식별번호 23번인 암컷이다. (사진 치악산국립공원사무소)/뉴스펭귄
이달 치악산에서 동면이 확인된 붉은박쥐. 개체식별번호 23번인 암컷이다. (사진 치악산국립공원사무소)/뉴스펭귄

토끼박쥐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 붉은박쥐는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이다. 이들은 서식지와 동면처가 사라지면서 멸종 위협에 놓였다. 

두 박쥐 모두 애기박쥐과에 속한다. 토끼박쥐는 토끼처럼 긴 귀가 특징이므로 '긴귀박쥐'라고도 불린다. 또 붉은박쥐는 몸 전체가 선명한 오렌지색을 띠어 '황금박쥐'로도 불린다. 

이번에 두 박쥐가 같은 서식지에서 동면하는 것이 확인되면서 국립공원공단과 시민과학자들은 서식지 보호활동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치악산사무소는 ㈜삼양식품과 내년도 ESG 협력사업으로 토끼박쥐 서식지 보전에 힘쓰겠다고 전했다. 각 개체마다 식별번호 링을 부착해 유전자원을 확보하고, 동면지역 온습도 등 기후위기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활동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치악산사무소는 이미 붉은박쥐 3마리를 대상으로 개체 식별번호 링을 부착해 생태적 특징을 관찰해왔다. 3마리 중 2마리가 올해도 같은 장소에서 동면에 들어섰으며, 그중 1마리는 2015년부터 줄곧 같은 동굴에서 겨울잠을 자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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