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기업 기후대응 성적표… 꼴찌는?

  • 남주원 기자
  • 2023.11.21 16:33
2021년과 2022년 기업별 기후위기 대응 점수 변화. (사진 그린피스)/뉴스펭귄
2021년과 2022년 기업별 기후위기 대응 점수 변화. (사진 그린피스)/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주요 테크기업들의 기후대응 성적이 공개됐다.

그린피스는 동아시아 주요 전자제품 공급업체 11곳의 기후위기 대응 성과를 분석 및 평가한 보고서 '2023 공급망의 변화'를 21일 발표했다. 

보고서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최종 조립 부문 주요 공급업체 11개사를 대상으로 전년 대비 기후대응 진전 사항을 분석했다. 평가 항목은 ▲기후위기 대응 목표 수립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 증감 및 조달 방식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 및 온실가스 배출량 ▲정책 옹호 활동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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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 중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4곳이 포함됐다.

삼성전자 성적표. (사진 그린피스)/뉴스펭귄
삼성전자 성적표. (사진 그린피스)/뉴스펭귄

분석 결과 2022년 삼성전자, 인텔, TSMC, 폭스콘, 입신정밀 등 5개사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0년 대비 증가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반도체 제조 분야에서 최하위 성적인 D+에 머물러 기후대응 노력이 매우 부족하다고 평가됐다.

삼성전자는 한국 내 재생에너지 100% 전환 일정이 2050년으로 매우 늦고, 재생에너지 전력 조달 방식 역시 효과가 미미한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s) 구매나 녹색프리미엄 제도에 99% 가량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SK하이닉스는 C를,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C-를 기록해 지난해 대비 높은 성적을 받았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재생에너지 전력 비율이 전년 대비 25.6% 상승해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배출량을 24.7% 감축하고 재생에너지 전력 비율이 16% 증가해 SK하이닉스 다음으로 높은 진전을 보였다. LG디스플레이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53% 감축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지난해 배출량을 2020년 대비 15.6% 감축했다.

평가 대상 기업의 2030년 배출량 감축 목표. (사진 그린피스)/뉴스펭귄
평가 대상 기업의 2030년 배출량 감축 목표. (사진 그린피스)/뉴스펭귄

중국 입신정밀과 인텔 아시아 사업장은 C+로 가장 높은 성적을 받았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주요 공급업체인 입신정밀은 지난해 PPA 등 재생에너지 확대에 효과가 큰 조달 방식을 약 70% 활용했다. 아울러 2025년까지 사용 전력의 50%를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제조기업인 인텔은 평가 대상 중 203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 전력을 조달하겠다고 약속한 유일한 곳이다. 지난해 인텔의 재생에너지 전력 비율은 93%에 달했다. 

대만 반도체 제조업체 TSMC는 다음으로 높은 성적인 C 등급을 받았다. TSMC는 2030년까지 전력의 6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기존보다 10년 앞당긴 2040년에 재생에너지 10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또 지난해에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효과가 큰 조달 방식을 44.1%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삼성전자와 TSMC의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 성과 비교. (사진 그린피스)/뉴스펭귄
2022년 삼성전자와 TSMC의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 성과 비교. (사진 그린피스)/뉴스펭귄

그린피스 양연호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비록 현재 삼성전자의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량은 경쟁사인 TSMC보다 많지만, 상황이 역전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TSMC는 재생에너지 사용 목표를 2030년까지 60%로 늘리고 RE100 달성도 2040년으로 10년 앞당기겠다고 선언했지만 삼성전자는 여전히 중간 로드맵도 없이 2050년 RE100 목표에 머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후대응 정보를 공개하도록 하는 기후공시가 코앞에 다가온 만큼, 삼성전자가 진전된 리더십을 보이지 않는다면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는 상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일침했다.

한편 보고서에 따르면 평가 대상 11개 업체 중 2030년까지 탄소배출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선언한 업체는 한곳도 없다. 기후변화에관한정부간협의체(IPCC)에 따르면 파리협정 1.5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모든 부문에서 최소 2030년까지 현재 수준 보다 탄소배출량을 절반 이상으로 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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