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계획 미룰 것" 기후위기가 불러일으킨 파장

  • 남예진 기자
  • 2023.11.14 09:59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기후위기가 심각해지면서 사람들이 다양한 이유로 자녀계획을 미루고 있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연구진은 이러한 연구 결과를 과학 학술지 '플로스 기후(PLOS Climate)'에 지난 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최근 10년간 인간이 야기한 기후위기의 영향이 커지면서 생태계 불안정이 심화할 뿐 아니라, 과잉 소비, 인구 과포화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 동시에 전염병 확산, 기후난민, 강제이주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기후불안도 나날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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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미국 뉴욕타임스에서 20~45세 무자녀 성인을 대상으로 자녀 계획에 대한 설문 조사를 시행한 결과, 약 33%가 '기후불안'으로 인해 자녀를 갖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에 대중들은 기후위기가 야기하는 '윤리적 문제'가 저출생을 불러일으킨다고 인지해 왔다. 하지만 연구진은 기후위기에 의한 윤리적 요인 외에도 다른 이유로 아이를 원치 않는 이들이 존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등에 거주하는 1만 78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2012~2022년 사이 발표된 연구보고서 13개를 검토하기도 했다.

그 결과 기후위기로 인해 자녀를 갖지 않겠다고 답한 이들은 총 4가지 요소를 근거로 들었다.

가장 큰 이유로는 기후위기로 인해 아이들이 즐겁고 살기 좋은 환경을 누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는 자녀를 출산할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원이 늘어날 뿐 아니라 인구과잉과 과소비 문제를 부추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세 번째는 잠비아, 에티오피아 등에선 기후위기로 인해 식량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인구수가 늘수록 생존 가능성이 작아지므로 자녀계획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마지막으로 정부에서 기후위기를 억제할 제도적 방안을 마련하도록 일종의 '파업' 형태로 아이를 갖지 않겠다고 답한 사람들도 존재했다.

반면 오히려 기후위기 때문에 자녀를 가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잠비아에선 기후위기로 인해 가사노동과 식량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자녀의 도움 없이 가족을 부양하기 어려우므로 아이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주저자인 호프 딜라스톤 연구원은 "이번 연구 결과는 자녀계획과 기후위기가 복합적인 연관성을 가지며, 지역과 국가에 따른 편차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그는 "사람들이 단순히 불안정한 미래에서 자라날 아이들을 걱정할 뿐 아니라, 이들이 환경에 미칠 영향과 생계, 정치적 이유 등 다양한 요인으로 자녀계획을 결정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위기로 인해 자녀계획을 조정한다는 점을 이해하면 공공 정책 마련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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