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 플라스틱, 항균제 내성 유전자 가진 병원균 옮겨

  • 남예진 기자
  • 2023.11.06 14:11
(사진 클립아트 코리아)/뉴스펭귄
(사진 클립아트 코리아)/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강물 속의 플라스틱 잔해가 항균제 내성을 가진 병원성 미생물을 운반하고 있다.

영국 워릭대학교 연구진은 이러한 연구 결과를 미생물 전문 학술지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에 지난 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수생환경의 플라스틱은 수생생물의 목숨을 위협할 뿐 아니라, 미세한 조각으로 분해돼 사람들의 식탁에까지 이를 수 있다. 또 물속 미생물을 운반하고 보관하는 저장소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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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미생물은 플라스틱뿐만 아니라 낙엽, 나뭇가지 등 자연물을 통해서도 이동한다. 이에 연구진은 플라스틱을 통해 운반되는 미생물이 자연물을 통해 이동하는 미생물과 어떤 차이점을 가지는지 파악하기 위해 조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폐수처리공장에서 하류 방향으로 약 1㎞ 떨어진 영국 소우강에 새 플라스틱과 인위적으로 풍화시킨 플라스틱, 그리고 나무막대를 일주일간 강물 속에 방치했다. 이후 플라스틱과 나무막대, 강물을 수거한 후 각각에 분포하는 미생물을 비교했다.

조사 결과, 모든 시료에서 병원성 미생물이 발견됐지만 플라스틱과 나무막대에서 검출된 병원균과 물속에 분포하는 병원균의 종류가 다르게 나타났다.

강물에선 대장균, 살모넬라, 클렙시엘라, 연쇄상구균 등 식중독, 폐렴 등을 유발하는 병원균이 검출됐다.

반면 플라스틱과 나무막대에선 주로 녹농균, 아시네토박터, 에어로모나스 등 면역체계가 약해진 상황에서 발병하는 기회감염균이 발견됐다.

특히 기저질환자를 위협하는 녹농균은 나무보다 풍화된 플라스틱에서 3배 더 많이 관찰됐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풍화된 플라스틱이 유기화합물을 방출해 병원성 미생물 성장을 촉진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편 모든 시료에서 항균제에 내성을 가진 병원균이 관찰됐지만, 풍화된 플라스틱에 분포할수록 항균제에 대한 내성이 강했다.

연구진은 "정확한 원인은 파악되지 않았지만, 항균제에 대한 내성이 강할수록 공중보건을 더 많이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2019년에 항균제에 내성을 가진 병원균으로 인해 127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전문가들은 2050년까지 1000만 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구진은 "플라스틱이 운반하는 기회감염균과 항균제에 내성을 가진 병원균이 사람들에게 미칠 잠재적인 위험을 조사하기 위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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