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제천·불광천에 산다' 시민들이 마주한 동식물

  • 남주원 기자
  • 2023.11.02 16:34
홍제천, 불광천 일대에서 시민들이 식물을 관찰하고 있다. (사진 자연의벗연구소 제공)/뉴스펭귄
홍제천, 불광천 일대에서 시민들이 식물을 관찰하고 있다. (사진 자연의벗연구소 제공)/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뽀리뱅이, 땅딸보가시털바구미, 누치, 족제비싸리, 붉은머리오목눈이... 처음 듣는 듯 낯선 이 이름들의 주인공은 누굴까? 다름 아닌 올해 늦가을 주말, 홍제천에서 기록된 생물종이다.

지난달 28일 시민들은 서울 마포구 홍제천과 불광천에 살고 있는 동식물을 찾아 나섰다. 올해로 2회를 맞이한 '마포생물다양성탐사대회' 일환으로, 시민 약 120명은 전문가들과 함께 이곳에 사는 조류, 담수어류 및 저서생물, 곤충, 식물 등 4개 분야 생물종을 기록했다.

이날 시민들이 홍제천과 불광천 일대에서 확인한 생물종은 조류 17종, 담수어류 및 저서생물 15종, 곤충 52종, 식물 67종 등 총 151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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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 탐사를 하고 있는 시민들. (사진 자연의벗연구소 제공)/뉴스펭귄
조류 탐사를 하고 있는 시민들. (사진 자연의벗연구소 제공)/뉴스펭귄
전문가의 설명을 들으며 곤충 탐사를 하고 있는 시민들. (사진 자연의벗연구소 제공)/뉴스펭귄
전문가의 설명을 들으며 곤충 탐사를 하고 있는 시민들. (사진 자연의벗연구소 제공)/뉴스펭귄

이번 탐사를 통해 홍제천·불광천에 사는 다양한 생물종 존재가 드러난 가운데 전문가들은 희망을 엿봤다는 의견이다.

행사에 참여한 곤충 전문가 이정숙 인섹트위스퍼러 대표는 "발견된 종 중에 기후변화 생물지표종 100종에 속하는 넓적배사마귀, 기후변화 생물지표종 후보 30종에 속하는 대륙좀잠자리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조사 시기를 변온동물이 활동하기에 좋은 시기로 변경하면 훨씬 더 많은 종이 나올 것 같다"며 "지역 주민들이 곤충이나 생물다양성에 대해 인지했으니 희망이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조류 전문가 김정희 동구새 공동대표는 "홍제천은 서해안과 연결된 한강의 중류로 연결되는 하천"이라며 "인근 북한산 산림지역과 연결돼 불광천과 함께 산새 이동경로와 겨울철새 월동지로 이용되는 의미 있는 지리적 특징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조사 시점이 나그네새 통과 시기로는 다소 늦고, 겨울철새는 아직 도래 전이라 관찰종이나 개체수가 적었다"며 "하지만 이번 행사를 계기로 지속적인 관찰이 이뤄진다면 홍제천의 생태적 가치와 보전에 시민이 함께하는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홍제천에서 시민들이 민물고기와 저서생물 탐사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 자연의벗연구소 제공)/뉴스펭귄
홍제천에서 시민들이 민물고기와 저서생물 탐사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 자연의벗연구소 제공)/뉴스펭귄

또 담수어류 전문가로 참여한 이완옥 민물고기보존협회 회장에 따르면 이번 탐사에서 고유종인 중고기도 출현했으며, 홍제천의 우점종은 다른 도시 하천과 다르게 납자루로 확인됐다.

한편 마포생물다양성탐사대회는 마포구청이 주최하고 사단법인 자연의벗연구소가 주관했다. 시민들이 직접 참여함으로써 생태보전과 생물다양성 인식을 제고하자는 취지다. 자연의벗연구소는 환경교육과 멸종위기종 보호활동의 적극성을 인정받아 2020년부터 서울시마포구환경교육센터로 지정됐다. 

2023년 10월 28일 마포생물다양성탐사대회 활동 결과 기록된 생물종. (자료 자연의벗연구소 제공, 뉴스펭귄 편집)/뉴스펭귄
2023년 10월 28일 마포생물다양성탐사대회 활동 결과 기록된 생물종. (자료 자연의벗연구소 제공, 남주원 기자 편집)/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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