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타너스 나무, 시드니에선 더 이상 못 본다?

  • 박연정 기자
  • 2023.10.31 15:30
플라타너스 나무. (사진 unsplash)/뉴스펭귄
플라타너스 나무.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뉴스펭귄 박연정 기자] 일명 '로빈 후드 나무'로 잘 알려진 플라타너스 나무를 시드니에서 더 이상 보지 못할지도 모른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호주 시드니가 거리와 공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플라타너스 나무를 단계적으로 제거할 것을 결정했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플라타너스 나무는 봄이 되면 '트리콤(Trichome)'이라는 미세한 입자를 떨어뜨리는데, 이 입자가 사람의 눈과 코, 목을 자극하며 건강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호주 모나쉬대학교 호흡기의학 책임자 로빈 오헤히르 교수에 따르면 플라타너스 나무의 미세한 입자는 목 자극과 후두 경련을 유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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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한 기후위기도 원인이 됐다. 날씨가 무더워지고 가뭄이 길어지면서 플라타너스 나무가 변화한 기후에 회복력이 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 이에 시드니 당국은 플라타너스 나무 대신 기후위기에 적합한 수종을 심겠다는 계획이다. 

시의회 도시 산림 관리자 카렌 스위니는 "2050년의 시드니 기후는 현재의 미국 그래프턴 기후와 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50년에 예상되는 기후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수종을 키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스위니는 "약 98% 장소에서 플라타너스 나무가 교체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는 모두 벌목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변화된 기후에 회복력이 약한 플라타너스 나무가 수명이 다해감에 따라 점차 교체된다는 의미다.

그는 "물이 잘 공급되는 공원 등 플라타너스 나무가 잘 자랄 수 있는 지역이나 문화적 중요성이 높은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플라타너스 나무를 유지할 것"이라며 급진적 변화가 아닌 점진적인 변화를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어떤 수종이 기후위기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연구했다. 그 결과 블러드우드, 튤립우드, 아이보리컬과 같은 자생종을 비롯해 더위와 가뭄에 잘 견디는 낙엽수종이 플라타너스 나무를 대체할 수종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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